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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전 9시 29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290.0원)보다 15.7원 오른 1305.7원에 거래 중이다. 4거래일 만에 환율이 다시 1300원 위로 오른 것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0.0원 오른 1300.0원에 개장했다. 이후 환율은 1300원을 중심으로 등락을 지속했다. 오전 11시쯤부터 상승 폭을 확대하더니 환율은 1306원까지 올랐다.
간밤 유로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대비 0.5%포인트 하락해 전년대비 2.4% 상승에 그쳤고, 근원 소비자물가도 전년대비 3.6% 상승으로 10월 4%대보다 크게 둔화했다. 유로존의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졌다는 전망이 나오자 유로화는 하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매파적 기조를 보였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리인하에 대해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다만 현재 금리는 좋은 위치에 있어 보인다”고 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되돌리려면 한참 동안 제약적인 스탠스를 유지해야 한다”며 섣부른 인하 기대를 차단했다.
이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7bp 상승한 4.33%에, 2년물 금리는 3bp 상승한 4.68%에 거래를 마쳤다.
유로화 약세와 미 국채 금리 반등에 달러화는 강세로 전환됐다. 유로화 비중이 큰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저녁 10시 45분 기준 103.37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장 마감 기준 102에서 103으로 급격히 오른 것이다. 장 초반보다는 소폭 내렸다.
이날 오전 장중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민간기업들이 내다본 제조업 경기전망 격인 11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가 50.7포인트로 10월 대비 1.2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 달 만에 50포인트 선을 회복함과 동시에 최근 3개월 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달러·위안 환율은 7.13위안으로 소폭 강세를 보였으나 다시 7.14위안으로 올라 거래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48엔대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지표인 10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올라 시장의 예상치와 같았다. 이 수치는 전달의 3.7%에서 둔화한 것이다.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확대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준이 12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9.5%를 기록했다. 내년 5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80,2%에 달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6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1200억원대를 팔고 있다.
수급적으로는 월말 이월 네고(달러 매도)가 우위다. 국내은행 딜러는 “그간 미 국채 금리 하락이 크다 보니 되돌림이 나오면서 환율 하락 랠리 분위기도 가라앉았다”면서 “모처럼 환율이 오른 만큼 1300원에서 이월 네고 물량이 나오면서 상단을 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환율 급등 제한적…‘금리인하’ 기대 지속
오후 환율은 급등세가 제한될 것이란 관측이다. 또 다음주 미국 11월 고용 지표가 발표되는 가운데 ‘금리인하’ 기대감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은행 딜러는 “오후에 1300원 위로 급격하게 올라가기는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고 1300원 아래로 빠지는 쪽이 우세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미 앞서 너무나 쎈 고용시장을 봐왔기 때문에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강한 고용이 나오지 않는 이상 금리인하 기대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시간으로 2일 새벽 1시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국 애틀란타에서 대담에 나설 예정이다. 그동안 물가 둔화에 승리 선언은 힘들다며 금리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온 파월의 메시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