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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니콜라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는 이날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가 주관한 행사의 화상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번스 대사는 “중국 당국이 최근 미국 기업에 취한 일부 징벌적인 조치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 기업은 당국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며, 미국과 중국의 경쟁적 관계 때문에 표적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진출한 많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 당국의 메시지가 일관성을 보일 때까지 대규모 투자를 유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베이징 소재 미국, 유럽 및 일본 상공 회의소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중국 진출 기업이 현 시점에서 추가 투자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번스 대사는 특히 최근 중국이 간첩의 범위를 확대 적용하는 방첩법 수정안을 통과시킨 것이 기업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실사와 같은 일상적인 업무가 방첩법에 따르면 불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미국 기업인들, 언론인들, 학자들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환경에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최근 중국 당국은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중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들여다보겠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또 미국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와 기업 실사업체 민츠 그룹의 중국 사무소를 기습해 직원들을 조사하기도 했다. 미국 당국은 이같은 중국의 움직임을 최근 미·중관계 악화에 따른 보복조치로 보고 있다.
번스 대사는 미국과 중국의 대화 채널을 복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정부 사이에 더 깊은 대화 채널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고, 중국과 냉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무산됐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이 언제 이뤄질지에 대해선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은 4개월 넘게 주미 중국대사를 공석으로 두고 있다. 1979년 미국과 국교 정상화 이후 역대 최장 기간이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마약 퇴치·환경·국방분야를 포함한 8개의 대미 대화 채널을 폐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