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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비밀TF·여론조작 사실로…교육부 10여명 ‘징계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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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영 기자I 2018.03.28 11: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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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위 “국정화 관여 청와대·교육부 관계자 25명 수사의뢰”
“朴청와대 지시로 비밀TF 꾸리고 국정화 찬성 여론 조작”
국정화 여론수렴 마감일 ‘차떼기 찬성의견서 제출’ 사실로

지난해 1월 31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이영 차관이 역사교과서 최종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박근혜 정부 때 추진된 역사교과서 국정화 과정에서 비밀 태스크포스(TF) 운영과 여론조작 의혹이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 교육부가 구성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조사위)는 당시 청와대·교육부 관계자 25명에 대해 수사의뢰 요구했다. 이 가운데 교육부 공무원 10여명이 징계 대상이다.

“교학사 교과서 채택률 0% 그치자 국정화 추진”

조사위는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개월간 진행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9월 6일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된 역사교과서 국정화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조사위를 구성했다.

조사 결과 박근혜 정부가 국정화 정책을 추진한 배경은 ‘교학사 교과서 실패’ 때문이다. 친일·독재 미화 논란이 일었던 교학사 채택률이 0%에 그치자 박근혜 정부는 기존의 검인정이었던 역사교과서 발행체제를 국정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고 교육부를 압박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2014년 4월부터 국정화 공론화를 추진한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교육부 주도로 토론회 개최, 국정화 지지 성명서 발표 등을 계획하고 2015년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을 선임했다.

특히 교육부는 2015년 10월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를 받아 ‘국정화 비밀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여론 조성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교육부가 직접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국정화 우호 발언 메시지와 연설문 등을 작성, 전달했다. 또 보수단체를 통한 성명서 발표와 학자들을 통한 국정화 지지 칼럼·기고문 게재를 주도했다.

당시 청와대는 교육부에 시민단체 명의로 국정교과서 홍보물을 작성·배포할 것을 요구했다. 고석규 조사위원장은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 의뢰를 요청했다”며 “해당 업무와 관련된 교육부 관계자에 대해서도 징계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청와대·교육부 주도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여론 조성·조작행위(자료: 역사교과서국정화진상조사위원회)
국정화 찬성 대학교수 선언도 청와대 지시

사회적으로 국정화 반대 여론이 비등했던 2015년 10월에는 대학 교수 102명으로 구성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지지하는 교수 모임’ 명의로 국정화 지지선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또한 청와대 비서실장이 교육문화수석에게 국정화 지지성명 발표를 요구한 데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화 비밀TF는 교육부 산하기관인 국립국제교육원에 꾸려졌으며 3개팀 21명 규모로 운영됐다. 이들은 국정화 로드맵 작성, 홍보업무 등을 담당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교육부는 비밀TF를 꾸리면서 공무원 조직을 총괄하는 안전행정부와 사전 협의를 하지 않는 등 공무원 조직과 관련한 대통령령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교과서 여론 수렴 과정에서는 찬성의견을 부풀리기 위한 이른바 ‘차떼기 제출’ 이 사실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2015년 10월 12일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행정예고한 뒤 공정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사위는 의견수렴 마지막 날인 2015년 11월 2일 4만장이 넘는 찬성의견서가 대량으로 제출된 것을 확인했다. 모두 서울 여의도의 한 인쇄소에서 출력한 동일 양식의 의견서로 조사위는 ‘대부분 출처 확인이 불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국정화 비밀 태스크포스(TF) 구성 및 운영(자료: 역사교과서국정화진상조사위원회)
찬성의견서 대량으로 제출…“출처 확인 불가능”

조사위에 따르면 동일한 주소로 작성된 국정화 찬성의견서만 1613장이었으며 동일인이 100장 이상 작성한 의견서도 있었다. 찬성 의견서 일부는 제출자 개인정보란에 ‘이완용’, ‘박정희’, ‘박근혜’란 이름을 사용하는 등 상식을 벗어난 의견서도 발견했다.

형식 요건을 충족한 찬성의견서 4374명 중에서도 677건을 무작위로 추출해 확인한 결과 38%는 제출자가 의견서 제출 사실을 부인하는 등 출처 확인이 불가능했다. 고 위원장은 “정부가 진행하는 의견수렴 절차에서 허위 의견서를 제출하는 행위는 공무를 방해하는 행위”라며 “상당수의 의견서가 본인의 동의 없이 작성된 것으로 보이며 교육부가 차떼기 의견서 제출에 관여한 게 밝혀질 경우 해당 관계자에 대한 신분상의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국정화 관련 홍보비도 청와대의 주도 아래 집행됐다. 교육부는 2015년 국정교과서 개발·홍보를 위해 국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예비비 44억원을 편성했다. 이러한 예산 편성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주재 회의에서 결정됐다. 조사위는 국가계약법 총리령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조사 결과 국정화 예산 44억원 중 24억8000만원은 홍보비로 편성됐으며 국정화 비밀TF가 예산을 집행했다.

국정교과서 집필진에 4배 넘는 집필료 지급

교육부는 국정교과서 편찬 책임을 국사편찬위에 위임했지만 편찬과정에서는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지속적으로 개입했다. 국사편찬위는 2015년 11월 국정교과서 집필진을 공모(16명)와 초빙(21명)을 통해 총 37명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40%(15명)은 이미 교육부가 내정한 인사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신변 보호를 명분으로 집필진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집필진은 시대사별로 팀을 나눴지만 현대사 분야 집필진 중 역사학 전공자는 없었다.

국정교과서 집필진에게는 통상 교과서 저자에게 지급하던 집필료의 4배가 지급됐다. 이는 김정배 위원장이 “국정교과서 집필자 1인당 3000만~4000만원의 집필료를 줘야 한다”는 지시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국사편찬위는 국정교과서 초고본 수정을 마친 뒤 현장검토본을 거쳐 최종본을 만들었으며 교육부는 2017년 1월 이를 승인했다. 이어 국정농단 사태로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의결되자 교육부는 황교안 국무총리의 의사를 반영, 국·검정 혼용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청와대는 국정교과서 편찬과정에도 적극 개입했다. 국정교과서 편찬기준에 대해서는 21건의 수정요구를 교육부에 전달했으며 집필진 선정과정에도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위는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헌법 가치를 위반하는 행위였을 뿐만 아니라 정책 집행 과정에서 많은 위법·부당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당시 청와대·교육부 관계자 25명에 대해 수사를 외뢰하고 이 중 10여명의 교육부 직원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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