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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의회연설에 베팅한 시장…`양치기소년` 될땐 변동성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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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17.02.28 10:15:54

세금개혁안·오바마케어 폐지 등에 주목
연잋 최고치 경신 불구 “시장은 참을성 없어”
구체적 약속 없으면 ‘양치기 소년’ 효과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산안 청사진 발표에 금융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미 주가 최고치 경신, 달러화 가치 상승, 채권금리 상승 등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에 기대어 움직였던 시장에 확실한 메세지를 던져줄 수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첫 예산안 의회 제출에 앞서 28일(현지시간) 취임 이후 첫 상·하원 의회 합동연설을 통해 큰 틀의 예산안 기조를 설명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걸린 판돈만 수조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적인 규모”라고 표현한 것처럼 국방비를 540억달러 늘리는 대신 국무부, 환경보호청(EPA) 등 다른 부문에서 예산을 대폭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세금보다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폐지 및 이에 따른 대안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도 이날 “세제개혁을 위해선 비용 정산 때문에 오바마케어부터 처리해야 한다. 반드시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80억달러의 고정자산을 굴리는 SEI인베스트먼츠의 션 심코는 “모든 정책 대화에서 세부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면서 “숫자나 날짜외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으면 위험 거래는 끝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획기적인’ 세금 개혁안을 내놓겠다고 공언하면서 미 다우지수는 1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경우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10% 상승했다. 무려 17차례나 최고 기록을 다시 썼으며 증시에 2조8000억달러의 가치를 더했다. 여기엔 미국 경제가 가속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기업 이익이 12%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힘을 보탰다.

하지만 지나친 상승세에 시장에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세금 개혁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어서 시장에선 확실한 메세지를 원하고 있다. 미 공화당은 수출 기업의 수익에 부과되는 세금을 수입업체들에게 전가시키는 국세조정세를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복잡하다”고 밝혔다. 1조3000억달러를 관리하는 푸르덴셜파이낸셜의 시장전략가 퀸시 크로스비는 “시장이 그렇게 극적으로 상승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기다릴 수 있었겠지만 시장은 참을성이 없다. 결과를 원한다”고 말했다.

논쟁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달러화에 대한 낙관론을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블룸버그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11월8일 대선 이후 6.5% 급등했다가 올해 1월 이후 3.3% 하락했다. 이는 헤지펀드와 대형 투자자들이 베팅을 줄였기 때문이다. 방코 산탄데르의 스튜어트 베넷 통화전략 책임자는 “시장은 뭔가 약속이 있을 때만 달러 강세를 유지할 수 있다. 달러 강세를 유지하려면 세부 내용이 필요하다. 이게 공개되지 않으면 양치기 소년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S&P500 변동성지수(VIX)는 사상 최저 수준에서 단 2포인트 웃도는데 불과하다. LPL파이낸셜의 존 커넬리 수석 전략가는 “외부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증시 변동성이 이렇게 낮은 이유를 모두가 궁금해한다. 세금 감면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면서 지나친 자만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씨티그룹의 토바이어스 레브코비치 수석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했던대로 획기적인 세금 개혁안을 내놓지 않으면 주가가 떨어질까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주가 상승세는 기업 실적이 견고하고 경제지표가 긍정적이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데이비드 우 글로벌 채권·외환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8월 의회가 휴회하기 전에 세금 개혁안을 내놓고 싶어한다”면서 “이는 28일 의회 연설에서 최소한 골격은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내다봤다. 이어 “명확한 세금 개혁안과 경제성장 계획을 제시한다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며 “반면 건질 것이 없다면 변동성은 지붕을 뚫고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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