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여름 다음은 겨울?"…가을이 사라졌다

한정선 기자I 2016.10.09 19:06:30

9일 아침 최저기온 6.5도로 곤두박질
강원 산간 영하 날씨로 설악산 첫 얼음
지구온난화로 여름 길어지고 가을 짧아져
다음주 다시 날씨 더워져..기상학적 가을 시작 안해

쌀쌀한 가을[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정선 기자] 주말 사이 날씨가 늦여름에서 초겨울로 건너뛰었다. 9일 강원 산간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설악산에서 올 가을 들어 첫 얼음이 관측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영하의 기온을 기록한 곳은 설악산 향로봉 -1.8도, 화천 광덕산 -1.4도, 전라독 덕유봉 -2.2도 등으로 집계됐다. 불과 지난 4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0도를 웃돌았고 전국의 낮 최고기온은 29도를 기록한는 등 지난주만 해도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었다.

지난 금요일(7일)만 16.5도를 기록했던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9일 6.5도로 곤두박질쳤다.

주말을 기해 기온이 떨어진 이유는 지난 8일 밤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불었기 때문이다. 그간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주위에서 강하게 버티면서 찬 공기가 내려오지 못해 더위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가을이 짧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와 비교해 최근 여름은 길어지는 반면 가을은 점점 짧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일평균 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내려간 후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이 가을이다. 여름은 일평균 기온이 20도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지 않는 첫 날을 여름의 시작으로 본다. 지난 1931년부터 1940년까지 여름의 시작일은 6월 11일, 가을의 시작일은 9월 15일이었다. 이에 따라 총 96일간 여름이 지속됐고 가을은 68일 이어졌다. 반면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여름의 시작일은 5월 22일로 당겨지고 가을이 시작되는 시점은 9월 26일로 늦어졌다. 이에 따라 여름은 총 127일로 늘어나고 가을은 63일로 줄었다. 지난해 가을의 시작은 10월 9일로 더 늦어졌다.

기상청은 아직까지 올해 가을 시작일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다음주 주말에 기온이 다시 오를 것으로 예보된 탓이다.

지난 6일부터 서울의 하루 평균기온이 16도를 기록하는 등 20도 미만으로 내려갔지만 다음 주말 다시 일 평균기온이 20도를 넘으면 가을의 시작은 그 이후가 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오르면서 절기를 뛰어넘는 변덕스런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 “다음 주말에는 전국의 기온을 떨어뜨린 대륙성 고기압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다시 기온이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14일에는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12도, 낮 최고기온은 23도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16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24도로 절정을 이루다가 다시 기온이 서서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