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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콴유 추모식 두고 아들딸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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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기자I 2016.04.12 14:24:28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싱가포르 국부로 추앙받는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집안의 불화가 사실상 처음으로 외부에 드러났다. 바로 리콴유 전 총리 아들이자 현 총리인 리셴룽과 그의 여동생이자 신경외과 의사인 리웨이링 사이의 반목이다.

사건의 발단은 최근 리콴유 전 총리의 1주기(3월23일)를 전후해 열린 추모 행사다. 작년 91세로 사망한 리콴유 총리 1주기를 기념해 싱가포르에서 약 100건이 넘는 추모 행사가 열렸고 45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리콴유 묘를 참배했다.

싱가포르 남부 서머셋 거리에는 지우개 4800개의 싱가포르 국기를 인쇄해 리 전 총리의 웃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되기도 했는데 이 조형물을 만드는데 17~35세 청년 110명이 참여했다.

리웨이링은 특히 이를 두고 리셴룽 총리가 사망한지 겨우 1년이 된 시점에서 아버지 추모 행사를 권력을 남용해 지나치게 성대하게 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권력자가 왕조를 건설하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이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페이스북 계정에 “아버지는 살아계셨을 때에도 자신을 영웅 숭배하는 것에 반대하셨고, 만약 살아계셨다면 지금의 자신을 영웅시 하는 행위를 반대했을 것”이라고 적었다.

또한 리웨이링은 리셴룽의 추모 행사 등을 비판하는 이메일을 더스트레이츠타임스 등 언론사에 보냈지만 사실상 국가 소유인 이들이 그의 기사를 지면에 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스트레이츠타임즈는 “리웨이링의 글 대부분이 다른 웹사이트 글을 표절한 것이라서 게재할 수 없었다”며 “그가 이 부분을 편집한다면 글을 게제할 의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여동생의 비판에 리 총리도 반박하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에 “내가 아버지의 추모를 통해 왕조를 건설하려고 권력을 남용했다는 여동생의 주장은 나를 슬프게 한다”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망 추모 행사는 망자를 기억하고 그 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행사”라며 “많은 단체가 마련한 추모행사는 국민의 진심을 표현한 것이며 각료회의가 심사숙고해 동의했다”고 말했다.

리웨이링은 WSJ와의 통화에서 “오빠와의 다툼은 싱가포르의 문제”라며 “나는 언제나 진실을 따르려고 해왔다. 그게 내가 할말의 전부”라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19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의 독립 이후 민주주의를 표방해 왔지만 리콴유가 만든 인민행동당이 이후 계속해서 국회를 장악해왔고 리콴유는 31년동안 총리직을 지켜왔다. 선거라는 형태를 띄긴 했지만 2004년 리콴유의 장자 리셴룽이 총리직에 올랐다.리셴룽은 12년째 총리직을 맡아오고 있다. 이때문에 리콴유 집안은 권력 세습이라는 왕조의 행위를 답습한다는 비판에 직면해 왔다.

질리안 고 리콴유 공공정책학교의 리서치 펠로우는 이번 사태에 대해 “싱가포르 사회에서 청렴과 반 부패, 능력위주의 사회 등의 원칙 등은 향후 10년간 계속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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