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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후 4시께 제주국제공항 1층 대합실.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 속에 공항 도착장을 통해 밀려드는 인파가 내뿜는 열기로 대합실 안이 가득 찼다. 공항 밖 버스주차장에는 팻말을 든 관광가이드를 따라 무리지어 차에 오르는 중국인 관광객들과 수학여행을 온 중·고교생이 뒤섞여 발디딜 틈이 없었다. 공항 활주로에서는 1~2분 단위로 쉼없이 새로운 비행기가 뜨고 내렸다.
‘말은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옛말이 무색하게 지금 제주에는 국내는 물론 중국 등 해외에서 사람이 끊임없이 몰려들고 있다. 사람을 따라 자연스럽게 돈도 제주로 향하고 있다. 투자 수요 증가로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제주의 땅값 오름세도 가파르다.
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제주지역 지가상승률은 1.17%로 전국 평균(0.676%)의 두 배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개발이 집중된 서귀포는 지난해 이후 땅값이 5.807%나 올랐다. 이는 전국 평균(2.64%)의 곱절이 넘는 수준이다.
제주 땅값 상승세의 원동력은 대규모 개발 호재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장기 투자 유치를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 복합리조트인 ‘신화역사공원’(리조트월드 제주·제주항공우주박물관)과 ‘곶자왈 도립공원’ 등은 핵심 사업이다.
가장 규모가 큰 신화역사공원은 겐팅싱가포르와 란딩국제발전유한회사(중국)가 합작해 총 1조 9623조원을 들여 조성할 동양 최대 리조트 사업이다. 서귀포시 안덕면 일대 약 250만㎡규모 부지 위에 세계 신화·전설을 주제로 한 7개 테마존과 20여개 놀이시설, 워터파크, 6성급 호텔, 대규모 쇼핑·컨벤션 시설,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리조트가 2017~2019년 단계적으로 개장되면 6500여명의 직접 고용 및 2만 5000명 이상의 간접 고용 효과가 예상된다. 또 인근에 지난해 4월 먼저 문을 연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서는 미국 라이트형제가 최초로 발명한 비행기를 비롯해 전 세계 항공기를 실물 크기로 체험할 수 있다.
이동주 람정제주개발㈜ 부사장은 “리조트월드 제주는 30여년간 전 세계에서 카지노·호텔 사업 등을 해온 겐팅싱가포르가 개발·운영을 맡아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체 인력의 80%를 현지에서 고용하기 위해 현재 지역 대학들과 협약을 맺고 전문 인력 양성 과정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시범 운영을 시작할 곶자왈 도립공원도 JDC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사업이다. 서귀포시 대정읍 신평·보성·구억리 일대에 154만 7000㎡규모로 조성되는 이 공원은 제주의 천혜 자연과 다양한 식생을 한번에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곶자왈은 제주 방언으로 수풀(곶)과 돌·자갈(자왈)을 뜻한다. 이 곳에서 빽빽한 나무 사이로 난 현무함이 깔린 좁은 길을 따라 걷다보면, 짙은 숲 냄새와 새소리가 마치 열대 밀림에 와 있는듯 한 착각을 일으킨다. 약 12.3㎞에 이르는 곶자왈 생태탐방로에서는 색다른 제주의 풍광을 볼 수 있다.
김한욱 JDC 이사장은 “제주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삶의 질’과 직결되는 교육·의료·관광 등 서비스 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JDC는 국·내외 기업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제주형 국제자유도시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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