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남·북한의 주요 기관 및 인터넷 사이트들이 해커들의 ‘영향력 과시’ 경쟁으로 잇달아 장애를 겪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명 일베)’는 8일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 공격으로 접속 장애를 겪고 있는 상태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이날 “일베가 이날 오전부터 디도스 공격으로 인해 계속 접속 불가한 상태”라며 “자세한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5~6일에는 세계적인 해커 그룹인 ‘어나니머스’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5일 북한의 대남 선전용 인터넷 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 회원 1만5000여명의 계정을 공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민족끼리 및 그에 반대되는 ‘정치 성향’을 가진 일베가 연달아 공격당한 것에 대해 정략적인 배후가 있는 것 아니냐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안 전문가들은 뚜렷한 정파성이 없는 해커들의 특성상 단순한 실력 행사 차원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보안 전문가는 “어나니머스, 룰즈섹 등 해커집단은 지난 2011년 힘을 합해 영국 중대조직범죄청을 해킹하기도 했지만 서로 자존심이 매우 센 경쟁자 관계”라며 “북핵 등으로 민감한 한반도의 각 사이트를 무대로 실력 과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어나니머스의 한국 회원이라고 자처하는 이들도 이날 트위터 계정(@Anonsj)을 통해 “다시 밝히지만 어나니머스 한국 측에서는 일베를 공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다른 보안 전문가는 “어나니머스가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했다고 공지하자, 이에 경쟁심리를 가지고 있는 또다른 해커 집단이 일베에 디도스 공격을 가한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