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인수위의 `5+2광역경제권`이 지난해 9월17일 국토균형발전위원회가 공식 보고한 초광역경제권 구상과 거의 내용이 같다는 주장이다.
◇ 초광역경제권 구상이란
대통령 직속 국토균형발전위원회는 실제 9월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지역혁신 박람회에서 초광역경제권 구상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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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광역경제권은 개별 시,도 단위를 넘어선 초광역 혁신 거점 육성과 초광역적 사회간접자본(SOC) 보완, 권역별 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전국을 5대 초광역 경제권과 2대 지역경제권으로 개발하자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개방적 클러스터를 구축하자는 게 목표.
기존의 국토균형 발전 계획이 기초자치단체, 광역자치단체등 행정구역중심으로 추진돼 세계화 시대의 지역, 국가경쟁력 극대화에는 미흡하다는 문제의식이 구상의 출발점이다.
5대 초광역 경제권은 수도권, 중부권, 서남권, 대구·경북권, 동남권이고 2대 지역 경제권은 강원권과 제주권으로 되어 있다.
◇ 표절 시비가 붙은 이유
`5+2광역경제권` 구상의 출발점도 노무현 정부안과 같다. 인수위는 이 구상을 발표하면서 "지역이 글로벌 체제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면 시도의 경계를 넘어 광역경제권을 확보하는 게 불가피하다"며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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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광역 묶음에서도 서남권이 호남권으로, 중부권이 충청권으로, 대구·경부권이 대경권으로 바뀌었을 뿐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다. 초광역경제권과 `5+2광역경제권`은 이름만 다르지 실질적 취지나 목표, 내용까지도 거의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천호선 청와대 홍보수석 겸 대변인이 25일 "인수위가 지난 24일 발표한 `5+2`광역경제권 구상은 지난해 참여 정부가 발표한 초광역경제권 구상과 거의 같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 "왜 표절하나"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인수위가 내놓은 안은 참여정부가 그린 밑그림과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여정부는 1단계 2단계로 나눠 국토균형발전을 꾀해 왔으며 그 결과로 어느 정도 틀이 잡혀 광역경제권 개발이 가능한 단계까지 왔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행정에는 경계가 있으나 경제에는 경계가 없다는 생각이고 지역과 수도권의 상생 발전은 참여정부가 그동안 일관되게 견지해 온 철학"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인수위의 광역 중심 균형발전안에 심정적으로 동의하면서도 발끈한 것은 표절은 물론 인수위가 지금까지의 균형발전이 수도권, 지방 `대립형` 이었다고 비판한 게 발단이 된 듯하다. 수도권과 지방이 같이 잘 사는 `상생 발전`이 원래 취지였는데 인수위가 일방적으로 `대립형` 이라고 몰아붙였다는 항변이다.
천 수석은 "당시 국토균형발전위원장을 맡아 직접 초광역경제권 구상을 주도한 성경륭 정책실장도 매우 화가 나있다"며 청와대내의 불편한 심기를 전달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청와대가 제기한 `5+2`광역경제권 구상 표절 논란은 새 정부의 정책리더십과 비전, 능력을 가늠하는 중대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현 인수위의 한계를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참여정부와의 차별성을 유독 강조해 온 인수위가 새로운 정책을 내놓기는 커녕 현 정부의 정책이나 베끼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