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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결” 외치던 월가도 돌아섰다…美 금리인상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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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9.15 07: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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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JP모건 등 잇따라 25bp 인상 전망
로이터 101명 중 86명 “인상”…일주일새 급반전
10년물 5%에 선택 복잡…인상땐 트럼프와 충돌
시장, 내년 7월까지 약 4차례 인상 반영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동결에 무게를 뒀던 월가 주요 기관들이 잇따라 25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 인상 쪽으로 돌아섰다. 끈적한 물가에 국제유가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이번 주 올릴 것인가’를 넘어 ‘몇 번이나 더 올릴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

미 연준의 9월 기준금리 결정 확률 (단위: %, 자료: CME 페드워치) *현재 연 3.50~3.75%인 기준금리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92.4%, 동결할 확률을 7.6%로 반영하고 있다.
미 연준의 9월 기준금리 결정 확률 (단위: %, 자료: CME 페드워치) *현재 연 3.50~3.75%인 기준금리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92.4%, 동결할 확률을 7.6%로 반영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오는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3.50~3.75%에서 3.75~4.00%로 25bp 올릴 가능성을 92%가량 반영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의 전망도 급격히 돌아섰다. 로이터가 지난 11일 물가지표 발표 이후 실시한 설문에서 경제학자 101명 가운데 86명(85%)이 이번 회의에서 25bp 인상을 예상했다. 불과 일주일 전 조사에서는 3분의 2 이상이 동결을 전망했다. 1주일 만에 컨센서스가 사실상 뒤집힌 셈이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HSBC, 도이체방크 등 주요 투자은행도 최근 9월 금리 전망을 인상 쪽으로 돌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일찌감치 올해 세 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고, 바클레이스는 두 차례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이제 월가의 논쟁은 9월 인상 여부보다 이후 추가 긴축의 폭과 속도에 집중되고 있다.

물가·유가에 5% 국채금리까지…워시 선택지 좁아져

월가가 돌아선 결정적인 계기는 물가였다.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에 반영되는 생산자물가 세부항목도 강하게 나타나면서 8월 근원 PCE 상승세도 다시 강해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중동발 유가 충격이 겹쳤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미국 디젤 가격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로이터는 유가 급등 속에 기대인플레이션까지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지난달 잭슨홀에서 스스로 제시했던 기준도 부담이다. 당시 그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를 향해 “명확하고 충분한 속도로(clearly and at sufficient speed)” 움직이는 모습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물가와 유가는 그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엄중한 경고를 반복한 만큼 이를 뒷받침할 행동이 없다면 연준의 제도적 신뢰성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주 25bp 인상을 예상하면서도 “시장에 반영된 90% 안팎의 확률이 시사하는 것보다는 훨씬 어려운 결정(closer call)”이라고 평가했다.

워시를 압박하는 또 다른 변수는 채권시장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장중 5%를 넘어섰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준의 선택을 “금리를 올리거나, 아니면 채권금리 급등 위험을 감수하거나(hike or risk large bond spike)”라고 압축했다. BMO캐피털마켓의 스콧 앤더슨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도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 신뢰성이 걸려 있다”며 행동하지 않을 경우 국채 수익률곡선이 훨씬 가팔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연준 기준금리 및 향후 전망. 로이터의 경제학자 설문조사 중간값 기준. (단위: %, 자료: 로이터)
미 연준 기준금리 및 향후 전망. 로이터의 경제학자 설문조사 중간값 기준. (단위: %, 자료: 로이터)
올리면 트럼프와 충돌…그 다음 메시지도 난제

금리를 올려도 워시의 고민은 끝나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기대 속에 워시를 연준 의장으로 지명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취임한 워시가 이번 주 금리를 올리면 취임 후 첫 금리 변경이 인하가 아닌 인상이 된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모기지와 자동차대출 등 차입비용에 민감한 유권자들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정치적 압박도 만만치 않다.

조너선 밀러 바클레이스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트럼프가 워시에게 분노를 돌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더 까다로운 문제는 ‘그 다음’이다. 워시는 취임 이후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최대한 피했다. 하지만 이번에 금리를 올리면 16일 기자회견에서 추가 인상 여부에 대한 질문을 피하기 어렵다.

오스카 무뇨스 TD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워시가 계속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으려 한다면 발언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할 것”이라며 “9월 긴축에 나선다면 추가 긴축이 뒤따를 것이라는 점은 상당히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이터 조사에서 응답자 70명 가운데 37명(53%)은 내년 3월 말까지 최소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일주일 전 조사에서 56%가 같은 기간 금리 동결을 전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2027년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전망도 더 이상 과반이 아니다. 금리선물 시장은 한발 더 나아가 내년 7월 말까지 약 네 차례의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다이앤 스웡크 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5bp 인상은 마지막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다”며 “차입비용을 지속적으로 낮출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내부의 무게중심도 인상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7월 회의에서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와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동결 결정에 반대하며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 최근까지 물가 흐름을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을 보여온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역시 예상보다 강한 물가를 확인한 만큼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16일 FOMC의 관전 포인트는 25bp 인상 자체보다 그 이후다. 워시가 이번 인상을 물가 재상승을 막기 위한 일회성 대응으로 설명할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지가 향후 미 국채 금리와 증시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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