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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최대 비영리 의료기관인 ‘카이저 퍼머넌트’ 소속 근로자 7만 5000명이 이날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간호사, 약사 및 기타 기술직·사무직 직원부터 환자를 돌보는 근로자, 실험실 종사자, 주방 및 청소부 직원 등 기타 직원들까지 파업에 동참했다. 파업은 워싱턴 DC를 비롯해 버지니아,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오리건, 워싱턴주 등에서 3일 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파업이 개시됨에 따라 카이저 퍼머넌트는 20개 이상의 약국, 진료소, 외래 수술 센터 등이 폐쇄될 것이라며, 긴급하지 않은 의료 행위는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환자들에게 공지했다. 응급실 등에는 대체 인력을 투입해 정상 운영하고 있다.
이번 파업은 임금 인상률 등을 두고 노사 간 합의에 이르지 못해 촉발됐으며, 미 의료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외신들은 설명했다. 사측은 4년 간 12.5~16%의 임금 인상을 제시했으나, 노조 측은 24.5%의 임금 인상 및 충원, 퇴직 이후 건강보험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번아웃 증후군 등으로 퇴직자가 급증한 가운데, 인플레이션으로 임금이 상대적으로 하락하면서 일을 그만두는 직원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원 부족으로 의료 서비스의 질은 저하되고 직원들은 계속해서 소모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노조는 사측과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더 많은 지역에서 더 오랜 기간 파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이저 퍼머넌트 경영진은 “타사와 비교하면 보상도 복리 후생도 뛰어나다. 올해 노조원들이 속한 부문에서 1만명을 채용했다.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모든 영역에서 인력 배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현재 노조 측을 설득하고 있다.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카이저 퍼머넌트는 미 전역에서 병원 수백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간호사 6만 8000명, 기술직 및 사무직 직원 21만 3000명, 의사 2만 4000명 등을 고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 504억달러, 순이익 33억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자동차업계, 할리우드 작가·배우에 이어 의료종사자들까지 파업에 나서면서 미 산업계 전반에서 크고 작은 파업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현재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및 호텔에서 일하는 요식업계 종사자들 역시 파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