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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17만…신속항원 `양성` 후 24시간 공백 "감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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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동 기자I 2022.02.24 11:38:40

오미크론 대응에선 60세 이상 외 곧바로 PCR 불가
발열 등 명백한 확진도 PCR 검사 등 위해 외부활동
40세 이상인 먹는 치료제도 '5일 내 투약'에 걸림돌
전문가 "의사가 판단해 PCR없이 확진 판정 가능해야"

[이데일리 양희동 조민정 김형환 기자] “신속항원검사 양성 나와서 추운데도 PCR(유전자증폭) 검사 줄 또 기다리고 있어요. 이거 결과 받으려면 또 하루종일 기다려야 되잖아요”(선별진료소 대기자 42세 김모씨)

전날 직장 동료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에 지난 23일 아침부터 서울 영등포구 이비인후과를 찾은 김모(37)씨는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 순서를 기다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벌써 3번째 신속항원검사를 받다는 김씨는 “여기서 양성 나오면 또 PCR 검사를 하러 가야 하는데 PCR이든 신속항원검사든 한 번만 했으면 좋겠다”며 “PCR 받으면 또 다음날 아침까지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데 업무에도 영향을 너무 많이 미친다”고 토로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이비인후과 의원 안내데스크에 신속항원검사를 안내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사진=김형환 기자)
‘신속항원 양성→PCR’…확진예상자의 외부활동 등 방역 공백 키워

오미크론 검사와 치료를 맡은 동네 병·의원에선 의사의 판단에 따라 신속항원검사만으로도 환자의 격리가 가능하도록 방역격리지침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속항원검사 양성 이후 PCR 검사에 따른 확진까지 최대 24시간의 공백이 생기면서, 추가 확산의 위험이 커지며 방역에 구멍이 뚫리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아픈 사람을 굳이 선별검사소로 가서 PCR 검사받게 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하루동안 기다리게하는게 올바른 지침이냐”는 현장 의료진과 이비인후과 의사들의 지적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또 확진자와 밀접접촉자인 동거가족들은 확진 판정 이후에만 PCR 검사를 받을 수 있어, 최종 격리까지 또다시 하루를 더 지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3일부터 시행한 오미크론 대응 체계에서 60세 이상 고위험군이 아니면 곧바로 PCR 검사를 할 수 없고, 신속항원검사(자가진단키트)로 양성이 나온 이후에 PCR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발열 등 증상이 명백하고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는데도, 또다시 PCR 검사를 위해 선별진료소 등을 방문하는 등 격리가 지체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네 병·의원에선 의사의 판단에 따라 신속항원검사만으로도 환자 격리가 가능하도록 지침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영등포구 A이비인후과 원장은 “자가진단키트를 사용하려면 비인두를 정확히 찔러야 하는데 일반인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의사가 하는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는 99%라고 보면 되지만 병원에서 양성이 나와도 바로 치료를 할 수 없어서 답답하다”고 했다. 이어 “PCR 검사 건수도 너무 많아서 정부도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라 일반 병·의원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속항원검사 의료기관으로 지정된 B이비인후과 민상기 원장은 현재 오미크론 확산 상황에선 PCR 검사보다 신속항원검사가 더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민 원장은 “PCR은 작은 반응까지 살피는 검사인데 독감처럼 관리하고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선 신속항원검사가 진단검사로 더 적절하다”며 “동네 병·의원에서 양성이 나오면 바로 치료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17만명을 넘긴 24일에도 오미크론 변이 유행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PCR 검사는 하루 최대치인 85만건의 턱밑까지 찬 83만건을 넘겼고, 선별진료소 양성률도 30%에 육박하고 있다.

‘먹는 치료제’ 신속 처방 등 위해 불필요한 시간 소모 줄여야

동네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양성 판정을 받고 또다시 보건소를 찾아 PCR 검사를 받는 시민들의 불만도 크다. 추운 겨울 날씨에 선별진료소 등을 찾아 줄을 서는 불편을 겪어야 하고,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대 24시간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격리 여부도 불분명해 혼란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이 확진돼 서울 영등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PCR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던 박모(51·여)씨는 “굳이 PCR 검사를 왜 또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증상도 있는데 추운 길에 서 있으려니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PCR검사를 받으러 온 김모씨도 “병원에 가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는데 양성이 나와서 또 이렇게 (선별진료소 와서) 대기하고 있다”며 “일부러 고생시키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가 하루 20만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선 신속한 격리와 치료가 중요해 의사의 신속항원검사만으로도 확진 판정을 내릴 수 있어야한다고 지적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가 17만명까지 폭증하고 유병률이 높으면 빠른 진단과 치료 타이밍이 중요한데, 의사가 신속항원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확진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며 “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는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에 복용해야하는데 신속항원검사 이후 PCR 검사까지 하면서 시간을 소모하는 부분을 단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PCR 외에 의사가 검체를 채취하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통한 확진 판정도 가능하도록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출입기자단 비대면 간담회에서 “오미크론 특성에 맞게 신속항원검사(전문가용) 결과로도 일반환자 관리군에서는 검토가 가능하겠다”며 “감염병예방법에 맞게 잘 검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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