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 A씨는 변호인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A씨 측은 박 시장 고소 내용을 일부 공개했고, 함께 자리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진상규명 없이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사건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소인이 사망할 경우 규정에 따라 공소권없음으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다. 기소를 통해 처벌을 해야 할 당사자가 사망한 경우 형사 재판의 실익이 사라지므로 행정력 낭비를 막기 위해 보통 사건을 종결 처리하는 것이다.
|
법률적인 측면에서 형사 사건으로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규정상 불기소 처분이 이루어지는데다 수사를 한다 하더라도 피고소인이 사망한 상황에서 고소인의 진술에 의존한 수사밖에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민간 차원의 조사가 진행될 여지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이 매우 큰 사회적 논쟁을 부르는 등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경찰의 경우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을 공소시효가 지났음에도 사건 중대성을 고려해 계속 수사했다. 박 시장 고소건 역시 정식수사는 불가능하더라도 불필요한 억측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 일정 형태의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정치적인 시비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민주당과 서울시가 먼저 나서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고소인 측이 내부에 피해사실을 알렸는데도 미온적인 반응을 해 추가적인 고발에 나설 수 없었다고 폭로해 이에 대한 일정한 입장 표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의당은 성명을 내 서울시에 “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촘촘한 방지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제3자 고발사건에 따른 수사 가능성도 있다. 고인 장례식장 앞에서 조롱성 방송을 하는 등 행태로 물의를 빚고 있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서울시 관계자들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혐의 방조죄로 경찰 고발했다. 방조 혐의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경우 간접적으로 이번 사건 실체가 밝혀질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