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올림픽, 뇌물 올림픽, 욱일기 논란까지
욱일기는 정치적 의미가 없다는 조직위
도쿄올림픽의 미래는?
[이데일리 김수연 PD]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일본 정부는 경기장에서 욱일기를 소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2년 전 아시아축구연맹 AFC는 축구장 내 욱일기에 대해 정치적 행위로 규정하고 벌금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2020년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욱일기가 정치적 의미가 없기 때문에 막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 근거로는 “IOC가 욱일기를 제재한 적이 없었다”는 점을 덧붙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는 정말 욱일기에 대해 무지한 것일까?
올림픽 헌장 50조 2항에 따르면 “어떤 종류의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도 올림픽 장소나 다른 지역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까닭에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에서 일본과의 3,4위전을 끝내고 박종우 선수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표어를 들고 달리자 IOC는 출전금지와 벌금 처분을 내렸다. 그에 비해 일본 체조 대표팀은 욱일기가 디자인된 유니폼을 입고 메달을 땄지만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 당시 IOC 위원장 자크 로게는 언론 인터뷰에서 “박종우의 행위는 명백히 정치적이었다. 하지만 일본 체조팀 유니폼에 대한 논란은 처음 듣는다”라는 궤변을 펼쳤다.
IOC는 한국에서 열리는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욱일기가 그려진 모자를 공식 SNS에 게시했다 뭇매를 맞았다. 해당 모자를 쓴 선수는 “나쁜 것인 줄 몰랐다”라고 말했지만, 선수를 관리하는 임원들이 몰랐을 리 없다. 이를 SNS에 게시한 IOC도 몰랐을 리 없다.
프랑스 검찰은 2020년 도쿄 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일본 기업들이 IOC 위원들의 표를 얻기 위해 디아크 부자에게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조사에 나섰다. 세네갈 출신인 라민 디아크는 1999년부터 16년간 국제육상연맹(IAAF) 수장을 지낸 체육계 거물로, 아프리카 출신 IOC 위원들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IOC는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척하며 용인하고 뇌물이나 받는 집단이 되었다.
일본은 스스로 멈출 수 없다. 일본을 막을 수 있는 것은 IOC다. IOC가 하켄크로이츠와 같이 욱일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금지해야 한다. 그래야 올림픽이 정치적 선전장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고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