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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 이데일리 회장은 개회사에서 “그린리본마라톤대회가 실종 아동과 가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우리 이웃이 처한 어려운 환경도 살펴보고 손을 내밀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이데일리는 ‘세상을 올바르게, 세상을 따뜻하게’라는 사시에 따라 열심히 정진하고 있다. 오늘 이웃과 함께 희망을 나누는 하루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 그린리본 마라톤에선 20km 하프마라톤(남·여)과 10km 단축마라톤(남·여·커플), 10km 2인 혼성마라톤(커플런), 5km 단축마라톤, 5km 단축마라톤(3~4인 패밀리런) 등으로 나뉜 코스를 3300여명의 참가자들이 뛰었다. 하프코스는 여의도이벤트광장에서 출발해 서강대교, 양화대교, 성산대교, 가양대교, 마곡철교를 반환해 다시 여의도광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이날 대회에선 △남자 하프코스에서 직장인 유진홍(50)씨가 1시간 17분 02초 06 △여자 하프코스에서 직장인 오순미(45)씨가 1시간 37분 57초 50으로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10km 코스에선 △남자 부문에서 직장인 공병구씨가 35분 22초 05 △여자 부문에서 아마추어 마라토너 이정숙씨가 39분 50초 10 △커플 부문에서 기찬(최인환·권영해)이 1시간 39분 54초 82(합산기록 기준)으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연인·가족·직장동료와 함께한 마라톤
이날 대회에선 연인과 친구, 가족, 직장동료 등과 함께 참석한 참가자들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참가자들은 대회 시작 3시간 전부터 여의도이벤트광장 분수대·수로에 발을 담그거나 잔디밭 위에 앉아 소풍을 겸한 시간을 가졌다.
5km 3~4인 패밀리런에 참여한 정유진(28)씨는 “가족들과 오랜만에 나들이도 할 겸 즐겁게 주말을 보내기 위해 아버지와 어머니와 함께 이번 마라톤을 신청했다”고 했다.
5살인 딸을 유모차에 태운 채 5km 3~4인 패밀리런에 도전한 부부 여윤미(39)·심윤찬(37)씨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후원자다.
심씨는 “마침 후원하는 재단에서 실종 아동을 찾는 캠페인으로 마라톤 대회를 연다고 들어서 이렇게 오게 됐다. 10km 기록이 1시간 1분대인데 오늘은 기록 단축보다는 가족과 함께 즐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5살 아들과 함께 3년째 그린리본마라톤대회 5km 코스에 참여한 직장인 심태섭(37)씨는 “평소 잦은 야근 때문에 아이와 잘 놀아주지 못하는데, 달리기를 좋아하는 아들과 매년 이렇게라도 같이 마라톤 대회에서 뛸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달리기 좋아요”라고 수줍게 말하는 아들은 아빠에게 안겨 기념사진을 찍었다.
직장동료와 함께 5km 코스를 달린 김경희(29)씨는 “못해도 2년에 한 번 정도는 꾸준히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는 등 운동을 좋아한다. 하프 코스와 10km 코스에 참여하기도 했다”며 “오늘은 5km 코스이기 때문에 크게 무리 없이 완주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라톤 대회에 이어 열리는 콘서트에 참여하는 아이돌을 보기 위해 참여한 10대 팬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아이돌그룹 아스트로의 팬인 5km 코스에 출전한 곽유림(16)·김현주(15)양은 대회 시작 3시간 전부터 여의도 한강공원 잔디밭 위에 편 돗자리 위에서 연두색 마라톤 유니폼을 매만지고 있었다. 멤버 중 윤상하를 가장 좋아한다는 김양은 “평소에 달리기도 거의 하지 않지만 윤상하를 볼 수 있어 마라톤 대회에 처음 도전하게 됐다. 완주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숨이 찰 때까지 달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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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날 마라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오후 1시부터 실종사건 예방을 위한 지문, 연락처 등을 사전에 입력하는 ‘사전등록제도’ 홍보부스를 마련해 참가자들에게 설명했다.
사전등록제도는 18세 미만 아동, 지적·자폐성·정신 장애인, 치매질환자 등이 실종됐을 때 신속하게 찾기 위해 지문과 사진, 연락처 등 정보를 미리 경찰에 등록해 놓는 제도다. 2012년부터 실종아동법에 근거해 실시하고 있는 이 제도는 2017년 3월 기준 320만여명이 등록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 8월 31일까지 추적관리를 한 결과 등록된 실종자 157명을 집으로 되돌려 보냈다.
어린이재단도 부스에서 마라톤 대회 참여자를 대상으로 보호자가 확인되지 않은 아동과 지적·정신·자폐성 장애인, 보호시설의 입소자였던 무연고 아동, 실종 당시 만 18세 아동이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 부모를 찾는 ‘유전자 채취 의뢰’를 알리는 캠페인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