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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 딸 정유라(21)씨에게 학사 특혜를 제공하기 위해 온갖 불법을 일삼았던 교수들에게도 모두 유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김수정)는 22일 이대 학사농단 혐의(업무방해 등)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경희(55) 전 총장, 김경숙(61) 전 이대 신산업융합대학장에겐 각각 징역 2년이 선고됐다. 남궁곤(56) 전 입학처장에게는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류철균·이인성 교수에겐 각각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이원준 교수에겐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경옥 교수와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는 각각 벌금 800만원과 벌금 500만원에 처해졌다.
◇崔, 눈감은 채 선고 결과 들어..선고 이후 재판부 질문에 답 안해
재판부는 정씨의 이대 입학과 학사 관리 과정의 특혜를 인정하며 “대학의 신뢰 자체를 허물어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공정성의 가치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빽도 능력이라는 냉소가 사실일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우리 사회에 생기게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대 학사농단과 관련해 정씨의 공모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최씨에게 “비뚤어진 모정은 결국 자신이 그렇게 아끼는 자녀마저 공범으로 전락시켰다”고 일침을 가했다.
재판장이 선고 요지를 읽는 동안 최씨는 두 눈을 감고 있었다. 선고가 내려진 이후엔 판결문 공개 여부를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법정을 빠져나갔다.
이번 판결로 최씨는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실태가 밝혀진 이후 8개월 만에 법의 단죄를 받았다.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인 뇌물죄 재판에선 추후 별도 선고가 내려지게 된다.
학사 농단은 최씨가 마흔 살에 낳은 무남독녀 정씨의 대학 졸업장 취득을 위해 벌인 막무가내 행태로 촉발됐다. 정씨는 결국 대학 입학과 고등학교 졸업 모두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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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학장을 통해 ‘정윤회의 딸 정유라가 체육특기자전형에 승마 종목으로 지원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은 이화여대 보직 교수들은 정씨를 뽑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최 전 총장은 남궁 전 처장에게 직접 정씨를 뽑으라 지시했다. 그러면서 “다만 나는 오늘 보고 들은 바 없는 것으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총장·입학처장·학장 등 이대 교수들, ‘학사농단’ 적극 주도
남궁 전 처장은 이후 면접장에서 면접위원들에게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학생이 있다고 총장에게 보고했고 총장이 무조건 뽑으라고 지시했다”고 압박했다.
정씨가 인천아시안게임 승마 단체전을 딴 것은 원서 접수 이후였지만 정씨의 금메달은 입학 과정에서 인정됐다. 더욱이 체육특기자 종목에 승마가 포함된 것도 그해 입시가 처음이었다.
정씨는 이 같은 부정으로 이화여대 체육과학부에 입학했지만 임신과 출산으로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정씨는 최씨와 갈등으로 2014년 말 집을 나갔고 2015년 초 사촌 언니가 있던 장시호씨가 있던 제주도에 머물다 같은 해 5월 출산했다. 그는 이후 최씨 요구대로 독일로 출국했다.
정씨는 같은 시기인 2015년 1학기 학사경고를 받고 휴학했다. 최씨는 2015년 하반기 독일에 체류하며 삼성에서 거액의 승마 지원을 받는다. 삼성이 지원한 거액의 돈으로 최씨는 호텔을 구입하는 등 독일 생활을 이어갔다.
정씨가 출산 이후 몸을 회복해 승마 훈련이 가능한 상황이 되며 최씨는 2016년 1학기 정씨를 복학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정씨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최씨는 2015년 말에서 2016년 초 사이 최 전 총장에게 “유라가 강의에 출석하지 않아도 학점을 받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최 전 총장은 이를 의류학과 소속 이인성 교수에게 부탁했다.
이 교수는 자신의 연구실에서 근무하던 겸임교수에게 허위로 리포트 등을 만들게 하는 등 세 과목에서 정씨에게 허위로 학점을 줬다. 김경숙 전 학장은 이원준·류철균 교수에게 이 같은 허위 학점 부여를 부탁했다. 최씨도 직접 이경옥 교수에게 학점 청탁을 했다.
제출된 과제엔 오타나 비문, 심지어 비속어까지 있었지만 정씨의 학점 취득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교수들은 오히려 학생인 정씨에게 오히려 극존칭으로 답문을 보냈다.
이 같은 학사농단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려던 교수는 최씨에게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정씨의 지도교수였던 체육과학부 소속 함모 교수는 정씨의 불출석이 계속되자 최씨에게 전화해 “학사경고를 받아 제적될 위험이 있다”고 알려줬다.
이에 최씨는 함 교수에게 전화하거나 직접 찾아가 “교수 같지도 않은 사람이. 니가 뭔데 우리 딸을 제적시킨다는 거냐. 고소하겠다”고 위협했다. 결국 함 교수는 김 전 학장으로부터 “더 이상 정씨 지도교수 역할을 담당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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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사농단 사건은 학생들의 투쟁으로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해 7월 당시 총장이던 최 전 총장은 학생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래라이프대학(직장인 단과대) 추진 반대 농성을 시작했다.
최 전 총장이 교내에 경찰 진입을 허용하며 여론은 더욱 악화됐고 이화여대는 결국 8월 초 미래라이프대학을 철회했다. 하지만 교내 경찰 진입을 허용했던 최 전 총장에 대한 사퇴 요구는 거세게 번졌다.
총장 사퇴 요구가 거세지던 9월 말 한 언론을 통해 정씨 특혜 의혹이 보도됐다. 학생들의 증언을 타고 정씨에 대한 학사 특혜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드러났다.
이화여대 측은 특혜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결국 최 전 총장은 10월 중순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12월 출범 후 수사에 나서 최 전 총장 등 5명을 구속하는 등 이화여대 교수 7명을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