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生)’이라는 표현이 어색한 시대가 됐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장년 아르바이트 직원을 찾는 구인광고가 늘고 있다. 과거 가사도우미 지하철 택배 등과 같은 일부 서비스업종에 머무르던 중장년층이 패스트푸드와 주유소, 편의점 등 청소년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업종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장기근속 가능합니다” 개학이 없는 5060
30일 아르바이트 구인구직사이트 알바몬에 따르면 대리운전업종의 경우 2226명을 찾는 구인광고 중 중장년도 뽑겠다고 밝힌 곳은 23.3%다. 보조출연이나 방청 알바(22.9%), 결혼·연회·장례도우미(22.7%), 청소·미화( 21.7%) 등 대다수 업종에서 20%대를 넘었다. 이 외에 택배·운송·이사(19.7%), 부동산·분양(14.8%), 급식·푸드시스템(13.4%), 농수산·청과·축산(13.2%), 패스트푸드점(12,8%)에서도 중장년층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안수정 알바몬 과장은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중장년층은 근면 성실하게 임한다”며 “중장년층의 성실성이 인정받으면서 이들을 선호하는 업종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가장 큰 경쟁력은 장기근속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50대 이상 구직자들의 희망 근무기간은 ‘상관없다’가 44.1%로 가장 많았고 1년 이상 장기간을 원하는 경우도 39.3%나 됐다. 반면 10~20대 알바생의 경우 6개월 이상 근무를 원하는 이들이 채 10%도 안 된다. 중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은 방학을 틈타 일하다 보니 대부분 3개월 만에 일을 그만둔다. 5060 구직자들이 고용주들에게 환영받는 이유다.
◇알바 찾는 5060 5년 새 2배 늘어
이들을 찾는 곳이 늘자 알바에 나서는 중장년층도 덩달아 늘고 있다. 올해 1월 현재 알바몬에 등록된 이력서 중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1.2%다. 아직 미미하지만 2009년 0.5%에 불과했던 것에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10대 청소년의 이력서 등록 비중이 7.4%에서 5.2%로 4년새 2.2%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5060세대 채용이 급증하고 있는 업종이 편의점이다.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은 새벽시간대 근무자를 구하는데 골머리를 앓는 곳이 많다. 여성은 안전문제로 기피하는 시간대인데다 청년층의 경우 음주 등으로 지각 및 결근이 잦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한 편의점주는 “청소년들을 썼을 때는 새벽시간대 근무자가 무단결근해 대신 밤샘 근무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나이 든 분들은 책임감이 강해 지각 한번 하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청소년 알바의 전유물이던 주유소 또한 1020에서 5060으로 빠르게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경기 평택 GS칼텍스점 관계자는 “젊은 세대보다 중장년층이 책임감 있게 일을 더 잘해 이번에도 중장년층을 채용할 계획”이라며 “의료보험 등 사회보험 비용이 들어도 이들을 고용하는 게 훨씬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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