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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1위 장비업체 한국대표 "내년 삼성·SK도 투자 보수적"

김정남 기자I 2012.10.24 15:40:01

강인두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한국지사장 간담회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같은 반도체 선두업체도 내년 투자를 보수적으로 가져 갈 것이다.”

세계 최대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의 한국지사 대표이사 강인두 사장은 24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에는 대만의 파운드리업체 TSMC 외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반도체 업체가 없을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강인두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한국지사장.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제공.
AMAT는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전지 등의 제조를 위한 장비를 만드는 세계 최대 업체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체 장비 중 절반 이상이 AMAT의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기흥·화성(삼성전자), 청주·이천(SK하이닉스), 파주(LG디스플레이(034220)) 등 주요 고객사의 거점을 중심으로 9개소를 운영 중이다.

강 사장이 “내년 반도체업계가 어두울 것”이라고 판단한 가장 중요한 근거는 전 세계 PC 수요의 저하다. 그는 “PC 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개인보다는 기업 고객의 수요가 커야 한다”면서 “지금은 그 수요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기존 투자 계획(4조2000억원)보다 그 규모를 줄이겠다고 밝힌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전동수 삼성전자(005930) 메모리사업부장 사장도 최근 “내년에는 경기가 좋지 않아 보수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때문에 장비를 공급하는 AMAT의 내년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강 사장은 “고객사의 양산 라인 증설이 있어야 실적이 좋아지는데, 현재 그런 계획은 거의 없다”면서 “양산을 위한 연구개발(R&D) 단계의 투자 정도만 활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객사에 공급하는 장비 비중은 비슷하겠지만, 내년 실적은 다소 불확실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한편 강 사장은 이날 공개된 애플 ‘아이패드 미니’에 포함된 부품 중 절반 이상도 AMAT 장비를 거쳐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애플 아이패드 초기 제품부터 절반 이상의 부품에 기여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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