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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편집으로 뇌암 치료"...알지노믹스, 주목할 점 세 가지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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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요 기자I 2025.12.17 08:11:01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국내 유일 리보핵산(RNA) 유전자편집 원천기술을 보유한 알지노믹스가 오는 18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알지노믹스는 비상장 단계에서 미국 빅파마인 일라이릴리에 기술이전을 성공해 초격차 트랙으로 기술성 상장에 도전하는 첫번째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상장한 에임드바이오(0009K0)가 7000억원대 기업가치로 상장하고 이틀만에 시총 3조원을 초과한 것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알지노믹스의 기업가치는 3085억원으로 추정된다.

알지노믹스 관계자는 "알지노믹스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공모 기업가치를 산정했다"며 "에임드바이오 등 최근 상장한 회사들에 시장환경이 우호적인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이성욱 알지노믹스 대표(사진=임정요 기자)




조달자금 463억, 유전성망막질환 치료제 개발에 투입

알지노믹스는 2017년 8월 이성욱 대표가 설립했다. 이 대표는 미국 코넬대 분자유전학 박사 출신으로 지난 20년간 차세대 기술인 RNA 치환효소 플랫폼 연구를 쌓아온 내용을 토대로 창업했다. 이 대표는 현재 단국대 생명융합학과 교수를 겸하고 있다.

알지노믹스는 2만2500원 공모가에 463억원을 조달한다. 유전자편집 치료제 특성상 적지 않은 돈이 연구개발에 소요되는 만큼 공모 조달로 얼마간 연구개발(R&D)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시선이 쏠린다.

알지노믹스는 창업 이후 지난 5월까지 약 8년간 국가과제 79억원과 전문투자 812억원 등 891억원 규모의 누적자본을 조달해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현재 가장 개발 단계가 앞선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RZ-001'이 꼽힌다. RZ-001은 동일한 파이프라인으로 두 가지 적응증에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뇌암의 일종인 교모세포종 대상으로 국내와 미국에서 임상 1/2a상, 간세포암(HCC) 대상으로 국내와 미국에서 임상 1b/2a상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

특히 RZ-001은 교모세포종 수술 직후 투여가 가능한 국소 치료제로 종양의 성장 억제가 아닌 종양의 제거 방식으로 투여 후 효과가 지속되어 단회 투여가 가능하다. RZ-001은 수술 후 방사선 및 테모졸로마이드(1차 표준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 유래 모델을 활용한 전임상 연구에서 대조군 대비 2배 가량의 생존율을 기록했다.

RZ-001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과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알지노믹스는 기보유한 현금성자산 185억원을 활용해 RZ-001의 진행 중인 임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알지노믹스는 RZ-001의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는대로 2029년 기술 이전을 노리고 있다 이후 추가적 비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때문에 알지노믹스 상장 공모금 대부분은 회사의 다음 파이프라인인 유전성 망막질환 치료제 'RZ-004'의 호주 임상 1상에 투입될 예정이다. RZ-004는 2028년 기술 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알지노믹스는 알츠하이머 파이프라인인 'RZ-003'의 후보물질 도출 및 2027년 기술 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 이전 수익으로 지속가능한 연구개발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오버행 우려 주목...경영권 안정위해 3년간 보후예수 설정

단기간 시장에 풀릴 물량으로 인한 오버행(overhang) 우려도 눈여겨봐야 한다. 알지노믹스는 최대주주인 이 대표의 지분율이 19.3%로 공모조달 후에는 16.3%로 희석된다.

안정적인 경영권을 위해 이 대표를 포함한 한승렬 연구총괄 이사(연구소장), 홍성우 개발총괄 부사장, 임종선 재무총괄 이사, 김상균 경영기획 이사 등은 미행사한 스톡옵션 물량까지 3년간의 보호예수를 설정했다. 이러한 회사 임원진과 단국대 기술지주, 창업 초기 투자자 등까지 모두 더해 합산 지분 23.5%에 대해서 3년간의 보호예수를 걸었다.

다만 벤처캐피탈 등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물량 80%가량은 상장 3개월 뒤 유통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알지노믹스는 공모신주 청약과정에서 기관투자자의 대다수가 3개월~6개월의 장기보유를 확약한 점을 강조한다.

앞서 기발행한 1165만1556주에 대해 상장 3개월 후 80% 물량이 유통가능하다. 하지만 공모신주 206만주에 대해 상장 6개월까지 장기보유하겠다고 의사표명한 기관투자자가 30%를 넘었다는 것이다. 신청 주식 수 기준으로 의무보유확약 제시 비율은 74.3%였다. 3개월 이상 확약 비율이 55%, 6개월 확약 비율은 31%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코스피·코스닥 신규 상장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알지노믹스 관계자는 "공모신주 청약 물량 중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 확약이 큰 관계로 오버행 우려가 일부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 5일 공모가 확정 단계에서 기관들이 3개월~6개월의 의무보유를 확약했다. 장기 확약한 기관에 더 많은 공모신주 물량이 배정되는 형태"라고 말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71억원...2027년 영업 흑자전환 예상

마지막으로 주목할 점으로 알지노믹스가 보유한 기술의 차별성이 꼽힌다. 알지노믹스는 일라이릴리에 기술이전한 비상장 기업으로 기술력의 제3자 검증을 마쳤다.

비록 주가수익비율(PER) 비교 기법에 따라 상장 피어그룹은 SK바이오팜과 한미약품, 종근당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알지노믹스가 생각하는 가장 유사한 사업모델의 기업은 해외 상장사인 웨이브 라이프 사이언스(Wave Life Sciences)와 프로큐알(ProQR Therapeutics)로 전해진다.

현재 RNA 편집·교정 원천기술을 보유한 곳은 전세계적으로 7개사에 이른다. 국내 알지노믹스 외에 웨이브, 프로큐알, 아시디안(Ascidian), 코로(Korro), 쉐이프(Shape), ADARx로 알려졌다.

알지노믹스의 경우에는 RNA편집을 염기서열 하나씩 고치는 것이 아니라 문장을 바꾸는 것처럼 통째로 바꾸는 방식을 이용한다. 기존 유전자 첨가 또는 교정 치료제와 비교해 정밀한 발현 조절과 영속적인 변이의 낮은 유발 가능성 및 멀티 교정 등이 특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해당 기술 기반 치료제들이 승인된 사례가 없고 알지노믹스 또한 임상 초기 단계라 향후 임상에서 안전성 및 유효성 결과 등 모니터링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알지노믹스는 잇따른 기술 이전을 자신하고 있다. 알지노믹스는 올해부터 2029년까지 1607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알지노믹스는 연구개발비용 등을 고려하더라고 2027년 영업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알지노믹스에 따르면 2027년 396억원, 2028년 155억원, 2029년 4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알지노믹스는 연구개발 기업으로 지난해까지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올해 3분기까지 누적 71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이는 올해 5월 일라이릴리에 기술이전한 내용의 선급금으로 파악된다. 일라이릴리와는 유전성 난청 질환에 대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알지노믹스가 복수의 후보물질을 발굴해주면 일라이릴리가 이어 개발을 도맡는다. 일라이릴리가 모든 옵션을 행사할 경우 계약 총 규모는 13억달러(약 1조9000억원)에 달한다.

알지노믹스 관계자는 "올해 인식한 일라이릴리와의 선급금은 전체 계약금이 아니다"라며 "복수의 타깃에 대한 계약인 점에서 타깃이 지정될 때마다 계약금을 받는 형태이며 총 타깃 개수나 타깃별 계약금 규모는 계약 구조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예정된 기타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의 경우 물질이전(MTA) 계약 체결 후 검증 단계"라며 "증권신고서상 제시한 시점에 기술검증을 마무리하고 사업화 진행이 될 것으로 예상해 매출 추정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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