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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의 초등학생 학부모 김모(41)씨는 31일 정부가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시기를 내년 3월로 연기하겠다고 발표한 소식을 접한 뒤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감수하면서까지 굳이 백신을 맞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정부가 이날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시점을 한 달가량 늦추기로 했지만, 학생·학부모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이들은 부작용 등 안전성 검증이 부족한 상태로 접종을 강제하는 방역패스 도입은 철회돼야 한다며, 이번 연기 조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서울 동작구의 중학교 1학년 학부모 공모(44)씨는 “소아·청소년의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중증이 될 확률이 낮아 위험도가 크지 않다”며 “오히려 아이들에겐 백신 접종이 더 위험할 수 있는데 접종을 강제하는 방역패스는 도입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 만 18세 이하 청소년의 경우 코로나 치명률은 낮은 반면 접종 후 중증화율은 이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4일 기준 18세 이하 코로나 확진자의 누적 치명률은 0.001%에 불과했고, 사망과 위중증을 포함한 중증화율도 0.03%에 그쳤다. 반면 접종 이후 아나필락시스 등 중증 이상반응을 겪은 경우는 2.22%로 집계됐다.
서울 마포구의 초등학교 6학년 학부모 최모(36)씨는 “2차 접종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방역패스 갱신을 위해 6개월마다 부작용 우려를 감수하며 다시 맞아야 한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며 “백신 후유증을 보면 1차에선 괜찮다가 2차 때 문제가 생겼다는 경우도 있는데 접종 때마다 가슴을 졸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청소년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는 기존 방침에는 변함이 없고, 이를 위해 방역패스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달 16일까지 보고된 청소년 위중증 환자 14명은 모두 미접종자였다”며 “감염병으로부터 청소년을 지키기 위해 백신 접종률은 더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29일까지 최근 1주일간 전국 유치원·초중고 학생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731.3명으로 집계됐다. 만 12~17세 접종률은 지난 30일 0시 기준 1차 접종 73.0%, 2차 접종 완료율은 49.1%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