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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서부지법 형사 11부 조병구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첫 번째 공판에 참석한 아들은 “아버지가 억울하지 않도록 피고인을 엄벌해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아들은 “돌아가신 아버지는 평생 가난이 원수여서 일흔이 넘는 나이에도 경비원 일을 계속했다”며 “남들에게 싫은 소리 하지 못하고 주민과 친분을 쌓아가면서 살던 아버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 발생 3일 전 갓 태어난 손자조차 안아보지 못하고 떠난 아버지가 폭행을 당해 죽을 만큼 잘못한 것이 무엇이냐”며 눈물을 흘렸다.
A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모(45)씨는 살인의 고의성은 없었다고 항변했다. 최씨 측 변호인은 “살인이 발생한 것은 인정하나 살인의 고의성은 없었다”고 밝혔다.이는 최씨에게 적용된 살인 혐의 대신 중상해 등 다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10월 29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아파트 주민인 최씨는 “층간소음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비원을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시 술에 취한 최씨는 경비실로 방문해 경비원의 몸과 머리를 수십 차례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뇌사에 빠진 A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지난달 23일 숨졌다. 경찰은 애초에 최씨를 중상해 혐의로 입건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최씨에게 ‘살인 의도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려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 또한 최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지만 A씨가 사망하면서 살인 혐의로 변경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3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