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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간 물류의 중심은 철도다. 내륙에서 물자를 운송하는 만큼 저비용·고효율의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어서다. 물류업계 전문가들은 강원도 강릉에서 남측 최북단 역인 제진역까지 이어지는 ‘동해선’을 최적으로 여기고 있다. 동해선을 타고 북한 나진까지 이동한 뒤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TSR은 러시아 내륙을 가로지르는 횡단열차로 총 길이만 9288km에 달한다. 러시아 대륙이 아시아와 유럽에 걸쳐 있어 TSR을 활용한다면 내륙 철도를 이용해 유럽까지 운송할 수 있다.
남북 경협의 물류 분야에서 단연 돋보이는 기업은 CJ대한통운(000120)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달 러시아의 대표적인 물류기업인 페스코(FESCO)와 전략적 협업 및 공동 사업개발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했다. 페스코는 1880년 설립한 물류기업으로 블라디보스토크 항만 최대주주이면서, 러시아 최대 민간 컨테이너 선사다. 또 화물 기차만 1만7000대를 보유한 러시아 10대 화물기차 운용사로 TSR 등 극동지역 주요 내륙철도 운송업체이기도 하다. 페스코사의 대주주인 숨마(SUMMA)그룹이 북한과 중국, 러시아 간 핵심 물류거점으로 꼽히는 러시아 자루비노항의 개발권을 갖고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CJ대한통운이 페스코와의 MOU 체결로 얻은 최대 수확은 TSR 접근권이다. 페스코는 자사 운송 인프라를 활용해 유라시아 물류 핵심인 TSR 운송사업에 CJ대한통운이 진입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남·북한이 철도로 연결되면 유라시아 대륙 전역으로 CJ대한통운이 물류 사업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CJ대한통운의 주가는 최근 한 달 사이에 약 20% 상승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철도를 통한 물류 운송은 운송비 절감뿐만 아니라 약속한 시간에 도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면서 “많은 물류업체들이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경제협력 분야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