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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애증의 도시' 대구에서 힘 얻어간 유승민

임현영 기자I 2017.05.01 15:50:16

30일 대구 동성로서 1만여명 인파 몰려
"드라마 쓰자"..거리 유세도 열기도 들떠

유승민 후보가 지난달 30일 대구 동성로에서 거리 유세하며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사진=바른정당 제공)
[대구=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드라마가 왜 드라마인가. 재미있고 짜릿하니 드라마아닌가. 우리 함께 드라마를 씁시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30일 대구 동성로에서 에너지를 충전했다. 서문시장이 어르신들이 주로 모이는 장소라면 동성로는 젊은 층의 약속 장소로 꼽힌다. 단일화 요구 등 당 안팎의 ‘후보 흔들기’로 마음 고생하던 유 후보의 얼굴에도 오랜만에 웃음꽃이 폈다.

유 후보는 마이크를 잡고 “서울에서 대구에서 많은 시민들이 ‘저런 사람이 있었구나. 몰랐다’고 한다. 이제서야 바닥이 바뀌고 있다”며 “여러분께서 지금부터 힘을 내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딸 유담 양도 동행했다. 이후 1시간 가량 시민들과 셀카를 찍고 인근 상점을 들르며 직접 소통했다.

이날 현장에는 바른정당 추산 1만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유 후보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지난 주말 동성로 유세 때(3000 여명)보다 3배많은 인파가 몰렸다. 다소 낮은 인지도로 유력 주자들의 유세현장에 비해 썰렁했던 현장 분위기도 들떴다.

연령대는 다양했다. 일요일 저녁을 즐기러 나온 20대부터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부부, 가족들과 외식에 나선 중장년 층까지 골고루 모였다. 유세현장 뒤쪽에선 20명의 지지자들이 둥글게 모여 걸그룹 트와이스의 히트곡 ‘cheer up’, 노라조의 ‘고등어’ 등을 개사한 선거 CM송을 부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사실 대구는 유 후보에게 애증의 도시다. 우선 유 후보를 낳고 길러낸 고향이면서 정치이력의 출발점이다. 지난 2005년 한나라당 비례 의원이던 유 후보는 의원직을 내던지고 지역구에 출마하며 화려하게 정계에 데뷔했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자신의 고향에 ‘초보 정치인’ 유 후보를 전략적으로 공천해, 성공시켰다. 이른바 ‘박근혜 후광’의 기원이다. 이후 대구는 유 후보에게 4번 연달아 뱃지를 선사하며 유 후보를 중진 의원으로 키워냈다.

동시에 대구는 유 후보에게 아픈 이름이다. 정계에 데뷔한 직후 유 후보는 박근혜 당시 대표의 비서실장까지 역임하며 ‘원조 친박’으로 불렸지만 정치적 견해 차이로 서서히 멀어져간다. 어긋난 인연은 지난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정점에 이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유 후보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라고 표현하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배신자’라는 오명을 얻게된 계기다. 이후엔 같은 뿌리를 둔 정치적 동지이자 제 손으로 배출한 대통령을 끌어내렸다.

유 후보는 인터뷰때마다 대구·경북 지역에 대한 질문에 “마음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운을 떼며 “바닥 민심은 여론조사와 분명 다르다. 변하고 있다”고 언급해왔다. 늘 유 후보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던 곳이지만 대선을 9일 남겨둔 이날만큼은 힘을 얻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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