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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박원순 고유 브랜드’를 묻는 질문에 “아무리 큰 성을 쌓아도 성이 (부실로) 하루아침에 무너지면 무슨 소용이 있냐”며 “서울시만은 깨알같이 꼼꼼히 더 이상 손댈 수 없는 완벽주의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완벽주의자다. 부정적인 것은 0%, 완벽은 100%를 지향한다”고도 했다.
박 시장은 또 “국회가 무상보육 예산 분담에 대한 중앙정부안(서울 30%·정부 70% 부담)대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회에 계류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서울 40%·정부 60% 부담) 통과를 재차 촉구한 것이다.
아울러 그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현재의 민주당 당적으로 서울시장 재선에 도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국가정보원의 대통령 선거개입 의혹에 대해선 “국회에서 노력하고 계시니 여기에 맡긴다”며 즉답을 피했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박 시장은 오는 27일 취임 2년을 맞는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
- 지난 2년간의 소회와 느낌, 그리고 가장 보람된 일과 힘들었던 일은 무엇인가
▲짧은 임기인데 정책을 새로 만들고 추진할 것들이 많아 굉장히 숨가쁘게 달려왔다. 19개 구를 다니며 그리고 여러 영역과 주제별로 현장시장실을 운영했다. 그때 만났던 분들에게 많은 감동을 받았고 정책적 역량도 배웠다. 스스로 좌절감이 든 순간도 있었지만 정책결정이 현실화되어 많은 시민의 삶이 바뀌는 모습을 보면 한없는 보람을 느낀다. 생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게 참 중요하다. 예를 들어 국회 국정감사는 서울시 사업들을 검증받는다는 면에서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 올해 무상보육 문제 때문에 지방채까지 발행했는데 내년에도 이런 일이 또 있을까.
▲보육예산은 국회와 중앙정부에서 결정을 한다. 그렇지만 국회에서 중앙정부 안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지난번 시도지사협의회에서 지방정부들이 이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제시했다. 지방정부 요구대로 되지 않으면 지차체는 중앙정부 사업소 수준을 벗어날 수 있다. 지자체 제도는 종언을 고할 것이다. 이 기회를 빌어 중앙정부에 복지는 대세라고 말하고 싶다. 이것은 단지 숫자의 싸움이 아니라 철학의 변화와 결단이 있어야 한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복지가 더 필요하고 그러한 결단이 있어야 한다.
- 서울시 예산에서 복지분야 비중이 이미 30% 달성했는데 앞으로 어느 수준까지 가야한다고 보나
▲내년 예산에서는 복지분야 비중이 31%에 육박한다. 그래도 부족하다고 본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창조경제가 되려면 삶의 질이 높아져야 한다. 시민들이 쉴 수 있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러러면 복지 예산이 늘어야 한다. 안식할 수 있고 새로운 학습을 할 수 있어야 그 바탕 위에 창조나 혁시을 할 수 있다. 정말 힘들더라고 복지예산만은 확보해야 한다.
- 경전철 건설과 세빛둥둥섬 개장이 대규모 토목공사로 전시성 사업이란 지적은 어떻게 받아들이나.
▲경전철은 서울시가 다른 외국의 주요 도시처럼 선진도시로 가려는 철학적 원칙에 서 있다. 시내에서 자동차 사용을 줄이고 가능하면 대중교통에 의존하는 것이다. 대중교통에서도 버스나 택시보다는 보행과 자건거, 도시철도 중심의 체계로 개편하는 것은 시대의방향이다. 9호선 사업 재구조화처럼 우리는 민간투자 자본사업을 아무 영리하게 처리할 경험과 지혜를 갖췄다. 세빛둥둥섬은 그동안 공사사 진행되지 않고 시행사와 갈등이 있었다. 이제 이것을 해결했고 시행사가 잘 운영하도록 하면 된다.
- 이른바 ‘박원순 제압문건’ 등 국정원의 정치·대선개입에 대한 입장은.
▲1000만 시민이 선택한 서울 시장을 왜 제압하려 하나. 내가 일반 시민이라면 법적 조치도 취하겠지만 국회에서 대안을 만들려고 계시니 여기에 맡긴다. 나는 시정에 올인하겠다.
-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어떤 자세로 나올 건가.
▲오직 시정에 올인하면 선거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 내년에 민주당 당적으로 지방선거 출마하나.
▲정치에는 원칙과 상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현재 인기가 없다고 하지만 내가 그 당에 입당해서 당적을 갖고 있는데 탈당을 해서 다른 신분으로 나간다는 것은 원칙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
- 박원순만의 브랜드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박원순 브랜드는 무엇인가.
▲아직도 시장이 자기 브랜드를 가져야 하고 시민이 그것을 인지해야 한다는 신화에 중독돼 있는 것 같다. 내가 19개 구청 다니면서 10년 묵은 현안 해결해드렸다. 기존의 시장들이 하지 않았던 일들로 시민들은 느낄 것이다. 시장과 서울시 공무원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다양한 일들을 해결해 가야 한다. 많은 일들이 비정상 궤도에 있어 이것들을 정상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부실의 공화국이다. 아무리 큰 성을 쌓아도 이 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면 무슨 소용인가.
서울시 만큼은 깨알같이 꼼꼼히 더 이상 손댈 수 없는 완벽주의로 가야 한다. 물론 그렇게 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정신으로 어느 한 곳도 손대지 않은 곳이 없는 정말 깨알같은 꼼꼼한 행정으로 2년 8개월 임기를 제대로 일하겠다
- 서울시의 경제성장에 대한 비전이 부족한 거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경제문제는 몇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서울의 미래먹거리는 관광과 엔터테인먼트다. 이를 위한 기반시설을 고민하고 있다. 둘째 서민경제를 담당하는 골목상권이 살아야 한다. 재래시장 혁신안이 곧 나올 것이다. 셋째 지식중심 도시로 가야 한다. 넷째 도심산업이 되살아야 난다. 성수동 수제화거리나 종로 2~3가의 주얼리상가, 종로 5가 약령시 등을 발전해야 한다. 다섯째 기존 산업단지를 잘 키워야 한다. 대표적인 게 구로 G밸리다. 여섯째 지난해와 올해 외국자본 유치가 어느 때보다 많았다. 외자유치가 많은만큼 경제 희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