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인기자] 올해 인플레이션 우려와 주택경기 둔화 등으로 점철된 미국 경제는 내년 연착륙에 성공할 전망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인플레 압력을 고조시킨 에너지 가격이 진정됐고 `쌍둥이 적자` 도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이며 소비가 꾸준해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다만 주택경기 둔화와 자동차산업 부진이 경제의 다른 분야로 점차 확산될 경우, 미국 경제 또한 현재 자동차 `빅3`가 겪고있는 극심한 고통에 동참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美 경제 `균형상태`로 간다
몇 년째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한 미 경제가 최근 완연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2.6% 증가하는데 그쳐 잠재성장률(약 2.7%)을 밑돌았고, 3분기에는 더 낮은 1.6%로 추산됐다. (표 참조)
건설경기가 크게 위축된데다 `빅3`의 차 생산이 급감하면서 미 경제가 성장 동력을 잃었다.
집값 버블과 모기지 금리가 주택 수요를 줄이고, 미 소비자들은 외국산 자동차에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 수요가 부진해 재고 소진만으로도 벅차니 산업활동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28일 2007년 경제 전망을 통해 "미국 경제는 `균형상태`를 향해 매우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며 "GDP 증가율도 조만간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경기와 자동차산업 둔화는 일시적이고 국부적인 요인이며, 미 경제의 전반적인 상황은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썩은 나무가 몇개 있긴 하지만 숲 전체는 비교적 건강한 상태라는 평가다.
OECD는 이를 근거로 미 경제가 올해 4분기에 3.0% 성장해 2006년 기준 3.3%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2007년과 2008년에는 각각 2.4%, 2.7%씩 성장,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 봤다.
앞서 IMF는 지난 3일 `북·남미 지역경제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 성장률은 올해 3.5%, 내년에는 2.6%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인플레 압력 낮아..금리 인하 가능성
OECD는 특히 최근 인플레 압력이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는데 주목했다. 근원 물가지수가 적정 수준에 머물거나 그 이하로 낮아질 경우, 다소 `긴축`에 가까운 연준의 통화정책이 `완화`로 방향을 틀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중순까지 상승 곡선을 그렸던 근원 물가지수는 최근 에너지 가격 하락에 힘입어 안정되는 추세다. 지난 10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0.1% 상승하는데 그쳤고, 근원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6% 하락했다.
OECD는 그간 물가 상승세가 강했던 것은 높은 에너지 가격이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된 탓이라고 해석하고, 에너지 가격 조정에 힘입어 인플레 압력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표 참조 : 美 에너지 가격)
이에 따라 연준의 통화정책이 완화기조로 돌아서 경제를 부양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금융시장은 기준금리가 2008년 초반까지 4.5%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높은 해외 수요와 주식시장 랠리, 비주택 건설부문의 강세, `쌍둥이 적자` 감소세 또한 미 경제의 밝은 미래를 점치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다만 주택경기 둔화와 자동차산업 부진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OECD는 "생산활동 둔화가 아직 고용시장에 반영되지 않아 실업률이 하락하는 추세지만, 곧 상승 반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