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PI선물, 외국인 대량매도 뭘 겨냥했나

김현동 기자I 2003.01.07 16:50:53

①투기매매 차원..②콜매수 델타헤지 차원

[edaily 김현동기자] 7일 국내 주식시장 참가자들의 최대 관심은 외국인의 선물매도였다. 외국인은 이틀연속 순매도를 지속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 선물옵션동시만기일 이후의 누적 포지션을 1만7997계약 순매도로 늘렸다. 관심이 높은 것은 외국인들이 최근 사흘간 현물주식을 5405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반등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일 미국시장이 부시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한 만큼, 기존 매도 포지션을 환매하면서 반등세 동참할 것으로 기대한 투자자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외국인들은 오전장 초반 2000계약 이상 순매수한 직후 순매도로 전환했고 이후 장중 내내 매도우위를 보였고 지속적으로 매도규모를 늘렸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은 옵션시장에서도 콜옵션에 대해 매도우위로 전환해, 이날 콜을 13만5832계약, 51억원 순매도했다. 이로써 외국인은 누적포지션을 83만2656계약 순매수, 5300만원 순매도로 전환했다. 수량기준으로는 여전히 순매수이지만 금액기준으로는 기존 매수분을 모두 정리한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물을 대규모로 순매수하면서 선물을 대량 순매도한 만큼, 현물과 연계된 선물매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히려 투기적인 매도 혹은 옵션시장에서 외국인이 수량기준으로 꾸준히 콜옵션을 순매수해왔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헤지 차원이 아니겠냐고 분석하고 있다. 물론 지수의 반등탄력이 꺾였다는 판단도 가미된 셈이다. 김규형 동양종금증권 차장은 "외국인들은 현물은 꾸준히 매수하면서 선물을 대량 매도하는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결국 현물투자와는 따로 움직이는 투기적인 매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따라서 포지션을 지속적으로 가져가기보다는 조만간 청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 균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현물과 선물을 연계하는 차원에서 선물매도는 아닌 것으로 풀이하면서 오히려 옵션쪽 포지션과 연계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전 연구위원은 "단순한 투기매매라고 보기에는 포지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오히려 연말이후 늘려왔던 콜옵션 매수분에 대한 델타헤지 차원에서의 매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외국인들이 전일까지 콜 87.5을 집중적으로 사고 콜 90.0도 산 것으로 추정하면서 이러한 콜매수에 대한 리스크를 상쇄하기 위해 선물 매도로 포지션을 설정한 것 같다고 밝혔다. 풋옵션 매수로 리스크를 커버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만기일 임박에 따른 시간가치 감소라는 리스크가 있다. 전 연구위원은 "오전 중 콜 87.5의 델타가 0.3에서 이날 종가 기준으로 0.04수준인데 상당한 선물매도가 취해졌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콜 87.5의 델타가 오전중 0.3수준이었는데 지수가 86선 중반에서의 저항이후 되밀렸기 때문에 이 경우 선물로 델타헤지를 하려고 했다면 대략 1만계약 이상의 선물매도가 필요했다고 할 수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