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딩 플로어에서 40여년을 버틴 베테랑 트레이더 피터 터크먼의 진단은 단호했다. 이란 전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뉴욕증시는 이미 충격을 상당 부분 소화했고, 사상 최고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 시장은 전쟁 자체보다 유가와 정책 변수, 그리고 전쟁 이후 흐름을 반영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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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 전쟁이 시장에 영향을 준 핵심 요인으로 에너지 가격을 꼽았다. 터크먼은 “유가가 10달러 오르면 국내총생산(GDP)에 약 1% 영향을 준다”며 “유가가 60달러대에서 110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던 구간이 시장에 부담을 줬다”고 설명했다.
역사적으로 전쟁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경우가 많지만, 이번 중동 전쟁은 급등한 에너지 가격이 변동성을 키운 사례라는 분석이다. 전쟁 자체보다 그로 인해 튀어 오른 에너지 가격이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그는 “전쟁과 시장이 평소보다 더 강하게 얽혀 있던 구간은 이미 지나왔다”며 “지금은 다시 분리된 상태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제 전쟁 뉴스 자체보다 유가의 향방과 그 파급이 실제 경제에 어떻게 반영될지를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3월까지 발표된 경제 지표도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한다. 소비와 물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가운데, 기업 실적도 시장 기대를 웃돌고 있다.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배경이다.
터크먼은 “이번 충돌은 결국 끝날 것이라는 점을 시장은 알고 있다”며 “그 시점이 오면 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일정 수준의 리스크가 가격에 반영된 만큼,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상승 여력이 열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변수는 남아 있다. 전쟁 자체보다 더 예측하기 어려운 것은 정책 신호다. 터크먼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며 “트윗 하나로 상황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5분 만에 전쟁이 다시 격화될 수도 있고, 반대로 끝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이 전쟁과 일정 부분 분리됐다고 해도 정치적 변수에는 여전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역사적으로 전쟁 영향은 제한적…불확실성이 변수” 월가 베테랑의 진단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40년 가까이 활동한 베테랑 트레이더 피터 터크먼은 “전쟁 자체보다 불확실성이 시장 흐름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백발과 과장된 표정으로 ‘월가 아인슈타인’으로 불리는 터크먼은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딩 플로어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시장이 급변할 때마다 그의 표정은 공포와 안도의 순간을 그대로 드러내며 외신 사진의 단골 소재가 됐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월가의 분위기’를 읽는 하나의 장면처럼 각인돼왔다. 다소 퍼포먼스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는 1985년부터 플로어 트레이더로 활동하며 닷컴버블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폭락장을 모두 현장에서 겪은 베테랑 트레이더다.
터크먼은 “역사적으로 전쟁과 시장은 큰 영향을 주지 않은 때가 더 많았다”며 “시장은 전쟁 발발 전 불안을 가장 꺼린다”고 말했다. 이는 시장이 사건 자체보다 불확실한 상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의미다. 전쟁이 임박했지만 전개 방향과 범위를 가늠하기 어려운 국면에서 투자자들은 관망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반면 상황이 현실화되면 시장은 대응 기준을 확보하며 움직이기 시작한다.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구간에서는 위험 회피를 강화하지만 상황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화한다면 다시금 자금이 유입되는 패턴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뉴욕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지정학적 긴장과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시장은 이를 구조적 위험이 아닌 일시적 변수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다. 터크먼은 “‘거리에 피가 낭자할 때가 매수할 때다’라는 오랜 격언이 있다”고 했다. 공포가 극단으로 치닫는 구간에서 가격이 과도하게 하락하고 일단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분명해지면 시장은 빠르게 반등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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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 상장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모자도 미리 준비해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티커(symbol)와 상장 거래소가 확정되지 않아 두 가지 경우를 모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10억 달러 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트레이더는 강한 정신력 없이는 버티기 어렵다. 터크먼은 시장에서 장기간 생존하기 위한 조건으로 감정 통제를 강조했다. 그는 “트레이딩은 매우 스트레스가 큰일이다”며 “특히 타인의 자금을 운용하기에 더욱 그렇다. 감정을 배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