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외자와 '두뇌' 싸움..SK텔레콤, 7천억에 ADT캡스 경영권 확보 비결은?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현아 기자I 2018.05.08 10:02:34

칼라일, 2조 815억에 ADT캡스 인수
SK텔레콤 입찰가 상승 막기 위한 '전략적 무관심' 유지
결국 딜라이브 지분 보유한 맥쿼리와 합동작전 성공
협상 중에도 3개월동안 ADT캡스 실사..적정가격인수 성공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당초 3조 원으로 예상됐던 ADT캡스 인수가격이 3분의 1수준인 ‘1조2760억 원’으로 하락한 것은 SK텔레콤(017670)의 뚝심과 두뇌 싸움 덕분이었다.

SK텔레콤(대표 박정호)은 8일 이사회에서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ADT 캡스 지분 100%를 1조276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중 SK텔레콤 투자액은 7020억 원으로 ADT캡스 지분 55%와 경영권을 확보하고, 맥쿼리는 5740억 원을 투자해 지분 45%를 보유한다.

2조 9700억 원은 부채상환을 포함한 전체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다. 실제 100% 지분 인수금액은 1조 2760억 원이다. ADT캡스 100% 지분을 보유한 피인수 회사 사이렌홀딩스코리아는 1조 7000억원의 부채가 있다.

실질적인 인수 대금을 대폭 절감하면서 55% 지분과 경영권까지 확보한 비결은 뭘까.

SK텔레콤이 ADT캡스의 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투자 운용사 칼라일(The Carlyle Group)과의 두뇌 싸움에서 이긴 것으로 평가된다.

◇칼라일, 2조 815억에 ADT캡스 인수


칼라일은 2014년 5월 미국 타이코(Tyco)에 19억 3000만 달러(2조816억 원)를 내고, ADT캡스 지분 100%를 손에 넣었다.

칼라일이 설립한 인수합병(M&A)용 특수목적법인(SPC)인 사이렌홀딩스코리아와 사이렌인베스트먼츠코리아가 ADT캡스 대주주다. 당시 칼라일은 인수자금의 63%인 1조 3000억 원은 국내 금융권에서 차입해 마련하고 운용펀드를 통해 8000억 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칼라일은 2015년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통해 1500억 원을 추가 조달한 뒤 SPC 유상감자를 통해 1440억 원을 조기 회수했고, 2017년 5월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진행해 차입 규모를 늘리고 3000억 원 가량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이로써 칼라일이 금융권에서 조달한 ADT캡스 인수금융 규모는 선순위 1조 4500억 원, 중순위 2750억 원 등 총 1조 7250억 원으로 2014년 인수 당시보다 4250억 원 늘었다.

업계는 칼라일이 시장 예상치인 3조 원에 ADT캡스를 매각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텔레콤, 입찰가 상승 막기 위한 ‘전략적 무관심’ 유지

SK텔레콤은 내부적으로 ADT캡스 인수를 검토 중이었으나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하면 경쟁이 과열돼 인수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판단해 철저한‘무관심 전략’을 유지했다.

지난해 ADT캡스 매각 1차 라운드에서도 여러 사모펀드들이 SK텔레콤과의 컨소시엄을 제안했지만 ‘인수에 관심 없다’고 전부 거절한 것이다.

그러다 최종 인수 후보자 중 하나인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이 다시 공동인수 제안을 하자, 적기라고 판단해 받아들였다. ADT캡스 지분 55%와 경영권을 SK텔레콤이 갖기로 합의했다.

지난 4일 유영상 SK텔레콤 CFO가 1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거래금액 등은 현재 논의 중이나 과도한 프리미엄 지급을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끝까지 두뇌 싸움을 진행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딜라이브 지분 보유한 맥쿼리..한 때 SK와 협업 추진도

왜 맥쿼리일까. SK텔레콤 측은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은 일반 사모펀드와 달리 장기적인 투자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평했다.

회사 측은 “맥쿼리는 7년~10년의 투자기간을 설정하고, 안정적 수익 확보를 위한 사업 역량을 중요하게 고려하며 지원도 적극적”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2015년 콘텐츠 업체 IHQ에 투자하고 동시에 SK커뮤니케이션즈 지분을 팔려고 시도한 바 있다. IHQ의 최대주주인 딜라이브(당시 씨앤앰)의 채권단에서 반대해 딜이 깨졌고 결국 SK컴즈는 텔레콤 자회사가 됐지만 상당히 깊숙한 협력이 논의됐다. 맥쿼리는 MBK파트너스와 함께 딜라이브 대주주다.

SK텔레콤이 ADT캡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하자 칼라일과의 협상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때에도 SK텔레콤은 올해 초부터 3개월간 ADT캡스에 대해 철저하게 실사했다.

ADT캡스, SK텔레콤 신성장 이끄는 항공모함 될까

높은 영업이익률과 매출 성장 등 ADT캡스의 사업 경쟁력은 지금도 강력하나, SK텔레콤은 경영권 인수 이후 AI·IoT 등 ICT 기술 도입을 통한 차원이 다른 보안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ADT캡스는 국내 2위 물리보안 사업자다. 출입 · 시설 관리 등 재화에 대한 물리적 보호가 주 사업 영역이다.

국내 시장의 27%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2017년 매출 7217억원, 영업이익 1435억원의 실적을 달성해 영업이익률이 25%에 달한다.

유영상 CFO는 “보안산업은 연 8%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1인 가구 증가에다 글로벌 대비 낮은 보급율로 향후 성장률이 매우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누구’나 스마트홈, IPTV 등과 연계한 홈시장을 확장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네트워크 인프라와 뉴ICT역량과 결합하면 (ADT캡스 인수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NSOK 인수도 같은 맥락이었고,다만 규모나 시장 점유율이 적어 좀 더 의미 있는 성장을 만들려고 ADT캡스 인수를 검토했다”고 말했다.

국내 물리보안(출동보안) 시장은 에스원 (49%, 82만명), ADT캡스 (27%, 60만명), KT텔레캅 (13%, 20만명), NSOK (5%, 11만명) 등의 업체로 구성돼 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