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영등포에 있는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김상근 상보(027580) 대표이사 회장은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 필름(QOLED film)과 휴대폰·태블릿용 소형광학필름 등 신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투자 등을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상보는 지난 18일 2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상보는 디스플레이사업부, 윈도우필름사업부, 투명전극필름사업부, 그랜핀배리어필름사업부 등을 영위하고 있는 첨단소재 전문 기업이다. 지난 기준 전체 매출액의 85.6%를 차지하는 디스플레이사업부가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차량용·건물용 필름 등을 생산하는 윈도우사업부에선 13.4%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나머지 사업부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상보는 자신있는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운신의 폭을 넓혀 성장을 유지하자는 판단 아래 QOLED필름과 소형광학필름 개발에 나섰다. 김 회장은 “3년간의 노력 끝에 QOLED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면서 “상보는 세계에서 QOLED소재부터 시트, 배리어까지 일괄적으로 생산이 가능한 유일한 회사”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상보는 중국 등 해외 TV세트업체들을 타깃으로 QOLED필름을 생산한다. 김 회장은 “이미 중국 6대 메이저 TV세트업체에서 QOLED필름에 대한 긍정적인 얘기를 하고 있다”면서 “현재 개발률이 70% 정도인 카드뮴 프리 QOLED가 개발 완료되면 판매처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보는 현재 카드뮴을 사용한 QOLED소재 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에선 카드뮴에 의한 환경문제를 제기하며 카드뮴 규제를 확대한 상황이다.
앞으로 TV 시장은 QOLED가 사용되는 퀀텀닷 TV와 OLED가 사용되는 OLED TV 시장으로 양분돼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TV세트업체인 삼성전자는 퀀텀닷TV를 LG전자는 OLED TV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사이에 따르면 퀀텀닷 디스플레이 소재 시장은 올해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64%의 시장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QOLED 시트를 생산하는 곳은 다우, 나노시스, 삼성이다. 상보가 양산을 시작하게 되면 세계에서 4번째로 QOLED를 생산하게 된다. 김 회장은 “소형광학필름도 기존 공법대비 품질이 좋고 생산 공정이 단축된 다이렉트몰딩 공법으로 생산해 시장 반응이 상당히 좋다”면서 “현재 주문량을 보면 6월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상보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어려움 속에서도 300억원을 투자해 중국 쑤저우에 현지법인(공장)을 설립했다. 150억원은 내부 자금으로 나머지 자금은 외부에서 수혈을 받았다. 김 회장은 “지난 40년간 대규모 투자를 했던 시기를 보면 늘 가장 어려운 때였다”면서 “그게 기회가 되면서 지금까지 사업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 투자와 이번 유상증자도 또 다른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작년에 투자한 중국 공장에선 내년부터 연간 1000억원의 매출이 나올 것”이라면서 “여기에 QOLED필름 신규 매출과 소형광학필름 매출이 더해지면 실적 턴어라운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공장의 올해 연간 매출액은 보수적으로 약 600억원을 예상했다. 상보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적자 9억2400만원으로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786억3600만원으로 21.3% 줄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디스플레이 산업이 부진했던 가운데 중국법인 신규 설립에 따른 투자자금이 유입되면서 손실을 기록했다. 개별기준으로는 3억5000만원 흑자를 내며 5년 연속 흑자를 지속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유상증자 규모가 크다 보니 경영권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면서 “우려를 덜기 위해 유상증자에 50%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의 지분율은 25.5%(560만564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