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산업의 경쟁력을 국민의 노후보장에 초점을 맞춘 것은 공(公) 보험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민영보험을 강화해 공보험의 부족한 점을 메우고 경기 둔화로 활로가 막혀 있는 보험사들에게 새로운 수익원 창출의 길을 터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7일 금융위원회는 창조 경제 구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경쟁과 혁신 촉진(Competition)’·‘금융과 실물의 융합성장(Convergence)’·‘국민의 재산의 안정적 보호(Consumer-Protection)’라는 3대 미션(3C)을 통해 금융업의 새로운 기회와 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중 보험산업은 고령화 시대 대비를 위한 금융부문 대표주자로서 역할 수행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연금시장 개선과 고령화 대비 신상품 개발 등을 통해 이를 이룰 수 있게 하겠다는 게 금융위의 생각이다. 특히 보험금 대신 고령층에 필요한 서비스 등 현물급부를 제공하는 보험상품을 허용하겠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그동안 대부분의 보험 상품은 돌봄이의 일상생활 지원 등 현물급부가 아닌 금전적인 보상을 해온 측면이 있어 현물급부 제공은 공보험의 미비점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손해율이 높아 보험료가 비싸질 수 있어 정부의 지원 없이 업계 자체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현물급부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험사는 거의 없다”며 “현물 급부 제공으로 민영보험의 공적인 역할은 커지겠지만, 재무 건전성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다 위험이 너무 커 보험사들이 감당할 수 있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재정적자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연간 건강보험 적자 규모는 2030년 28조원, 2040년 65조 6000억원, 2050년에는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해외 진출과 소비자 권익 보호, 수익 다변화 등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한꺼번에 너무 방대한 정책을 내놓은 만큼 논란의 소지 역시 많이 남겨놨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직 국회에서 해결되지 않은 금융관련 쟁점 법안이 산처럼 쌓여 있는데 이를 해결하지 않은 채 정책만 쏟아내는 것은 업계나 소비자들에게 혼란만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시장 진입 규제 완화와 인수합병(M&A) 활성화 등은 정책의 기본 취지와 전혀 다르게 빈익빈부익부 현상만 초래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경기 둔화로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여러 여건을 갖추다 보면 여력이 안 되는 보험사들은 결국 뒤쳐질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은 이번 정책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겠지만,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듯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