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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수록 적자''라는 D램‥가격반등의 3가지 징후

안승찬 기자I 2012.02.06 14:50:24

현물가격, 고정가격보다 높아..상승전환 청신호
주요 D램 업체들 줄줄이 적자..감산 잇따라
반도체장비 투자 늘어.."이제 바닥 쳤다"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D램 가격은 1달러에도 못 미치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D램 업체들은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로 접어든지 오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D램의 가격 상승도 멀지 않았다고 점치고 있다. D램 가격의 반등을 예고하는 징후들이 속속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 현물가격이 고정가격보다 높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대표적인 D램 제품인 DDR3 2Gb 256Mx8 1333MHz의 지난달 말 고정거래가격은 0.88달러다.

▲ 출처:D램익스체인지
지난 2010년 9월 4.34달러에 달하던 가격은 어느새 1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준까지 무너졌지만, 가파른 내림세는 0.88달러에서 두 달째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D램 현물가격이 고정가격보다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2Gb DDR3의 현물가격은 현재 0.92달러 수준이다.

고정거래가격은 D램 업체와 대형 거래처와의 장기 공급 계약 가격이지만, 그때 그때 필요에 따라 형성되는 현물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상황을 수시로 반영한다. 그만큼 현물가격이 시장의 상황을 더 빨리 보여준다.

남태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물가격이 고정가격을 웃도는 것은 D램 가격 반등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못 버틴 D램업체, 너도나도 감산

시장의 수요는 별로 늘어나지 않고 있지만, 공급만은 확실히 줄어드는 추세다. D램 업체들은 심각한 적자를 버티지 못한 추가적인 감산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세계 3위 D램업체인 일본의 엘피다는 지난해 4분기에 438억엔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73%로 수익이 더 나빠졌다.

마이크론도 적자폭이 더 커졌고, 세계 5위의 D램 업체인 대만의 난야는 영업이익률이 -127%에 달할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하이닉스(000660) 등을 제외하고 D램 업체들은 모두 심각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며 "D램 업체들의 재무상태와 원가 수준을 고려할 때 감산은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명호 삼성전자(005930) 상무는 "D램 시장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판매 가격이 원가 이하로 떨어지고 업체들 감산도 지속되고 있어 지난해 4분기보다 가격 하락률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반도체 투자 늘어..업황 개선 신호탄

반도체 경기의 선행 지표인 반도체장비 출하액 대비 수주액 비율(BB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조짐이다.

BB율은 3개월간 평균 수주액을 출하액으로 나눈 수치로, 1을 넘으면 수요가 생산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미 반도체장비제업체의 12월 BB율은 0.88을 기록했다. 아직 1에 한참 못 미치지만, 지난해 9월 저점 이후 3개월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일본 반도체장비업체의 BB율은 1.2로,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1을 넘어섰다. 그만큼 반도체 경기 회복을 예상한 장비 주문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남 애널리스트는 "업체들의 감산으로 공급이 줄어든 데다 HDD 공급 차질 문제가 완화되면 PC 수요가 다소 회복할 수 있다"면서 "D램 가격의 반등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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