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설리 이준기 기자] SK텔레콤과 국민은행이 보유중인 SK C&C와 KB금융지주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KB금융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105560)이 SK그룹과 2000억원 안팎 규모의 지분 교환을 추진중이라고 알려진 가운데 국민은행이 사들이는 SK측 주식이 SK텔레콤(017670)이 보유중인 SK C&C(034730) 지분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25일 "SK그룹측과 실무진에서는 (지분 교환에 대한) 협의를 마친 상태"라며 "SK의 경우 SK텔레콤이 보유한 SK C&C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순조롭게 성사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프라이싱(가격) 등 협상 조건과 양해각서(MOU) 날짜 정도를 놓고 양사가 조율하고 있다"며 "이사회 의결 등을 거쳐야 함을 고려할 때 이르면 구정 이후에나 양해각서(MOU)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SK측은 이에 대해 "SK C&C 지분 처리에 대해서는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처리한다는 원칙 외에는 현재 언제, 어디에 매각할 지 등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현재 국민은행은 보유중인 KB금융 지분 4340만주(11.2%)의 매각을 추진중이다. 이는 지난 2008년 9월 지주 출범 당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과정에서 인수한 주식들로 3년 보유기한이 만료되는 오는 9월까지 전량 매각해야 한다.
SK의 경우 오는 6월말까지 지주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 순환출자 조항에 위배되는 SK텔레콤이 보유한 SK C&C 잔여지분 205만주(4.1%)를 팔아야 한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법률적인 문제만 없다면 SK측에서는 SK텔레콤이 보유한 SK C&C 잔여지분을 넘길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등 SK의 주력 계열사의 경우 대주주의 자회사 지분율이 높지 않아 자사주로 대주주의 지분을 보충하고 있는 형국이어서 자사주를 함부로 넘겨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주식 맞교환이 성사되면 SK텔레콤은 KB금융지주 지분을 보유, 향후 모바일 금융 비즈니스 분야에서 협력 등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KB금융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대기업 한 곳과 지분 교환을 하기로 했다"며 "(이번 지분 맞교환은) 단순한 지분 교환이 아니라 거래 기업과 시너지를 제고하자는 취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KB금융, SK그룹과 자사주 맞교환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