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세형기자] 28일 금융시장은 요동치는 외환시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환율시장이 연중 최대로 진폭을 나타냈고 주식과 채권시장은 환율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았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올들어 최대인 12.50원의 일변동폭을 기록할 정도로 요동쳤다. 오전장에 지난 2000년 12월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선 오히려 급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전중 급락세를 보이자 정부당국의 개입의혹이 강하게 일기도 했다.
최근 선물시장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는 주식시장은 오후 들어 외환시장 급등과 맞물려 선물시장이 움직이자 그제서야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고 채권시장도 달러/원 환율이 급변하고 월말 경제지표 발표에다 은행채 발행 등이 잇따르면서 이틀째 제자리 걸음을 했다.
◇외환, 환율 반등..변동폭 연중최대
이날 달러/원 환율은 1225.50원까지 급락한 뒤 1238원까지 급반등하는 극도의 혼조세를 보이며 전날보다 3.70원 높은 1237.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변동폭은 12.50원에 달해 올들어 최대를 기록했다.
의외로 강하게 환율이 반등하면서 시장참가자들은 당국의 개입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으나 쉽게 결론을 못내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대부분 시장의 달러수급을 판단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환율은 전날보다 1.20원 높은 1235원에 첫 거래를 체결했다. 일부 국책은행의 개장가 높이기에 따른 것이었을 뿐 이후 환율은 다음 거래를 1233.50원에 체결한데 이어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확대했다. 오전 11시반경 지난 2000년 12월22일 1225.50원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이후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가 마감 무렵에 오히려 달러매도초과상태로 몰리면서 급반등국면에 접어 들었다. 결국 4시10분 1238원까지 고점을 높이다 결국 1237.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오전장 한때 환율이 1225원대까지 급락하자 외환당국의 움직임이 긴박해졌고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이 모두 급하게 움직였다. 오후장 중반까지 달러매수세가 극도로 부진한 양상이었던 달러수급이 이후 오히려 달러매도초과(숏) 포지션을 절감하며 되사기에 몰려들었다. 역외세력의 달러매수가 시장을 자극했고 환율은 숏커버성 매수가 더해지며 급등했다.
◇거래소 반등,코스닥 약보합
종합주가지수는 프로그램 매수세로 반등했다. 그러나 프로그램매매에 따라 하루걸러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방향성없는 움직임을 이날도 이어갔다. 코스닥시장은 모멘텀 부재로 이틀째 약세를 보였다.
이날 주식시장은 프로그램매수세로 장초반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장중 환율하락(원화강세) 기조가 수출관련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부담으로 작용한 가운데 장중 프로그램 순매수 약화(=프로그램 매물증가)로 834선까지 밀리며 830선의 지지력을 시험하는 듯 했다.
그러나 오후들어 선물 베이시스 호전으로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수세가 크게 늘어나면서 장중 상승세로 반전한 종합주가지수는 상승폭을 소폭이나마 확대할 수 있었다.
결국 거래소시장은 하루만에 상승세로 돌아서 전날보다 8.23포인트(0.98%) 상승한 848.80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은 0.32포인트(0.43%) 떨어진 74.07로 전날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종합주가지수의 상승반전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영향이 없는 거래소 개별종목이나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하락종목이 더 많았다. 하락종목은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이 각각 432개와 473개였고 상승종목은 거래소 334개, 코스닥 261개였다.
한편 거래소시장에선 개인과 외국인이 1131억원과 441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인 가운데 국내기관이 154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선 반대로 개인과 외국인이 240억원과 33억원의 매수우위를, 국내기관이 211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최근들어 현물시장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있는 선물시장은 장 막판 개인의 매도포지션 환매에 따른 프로그램매수세의 확대로 반등했다. 지수는 하루만에 다시 반등하며 0.85포인트(0.8%) 오른 107.45로 5일선에 바짝 다가섰다. 코스닥선물 6월물지수도 장 막판 반등, 전일대비 0.89% 오른 107선에 안착했다.
◇채권시장, 수익률 이틀째 보합..환율 주시
채권수익률도 환율을 주시하며 이틀째 제자리 걸음을 계속했다. 달러/원 환율이 급변하고 월말 경제지표 발표에다 은행채 발행 등이 잇따르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한국은행은 통안채 1년6개월물 1조5000억원에 대한 입찰을 실시, 5.88%에 낙찰됐다.
28일 채권시장에서 국고3년 2-4호는 전날보다 1bp 오른 6.32%, 국고5년 2-2호는 전날 수준인 6.76%, 통안2년 5월16일물도 전날 수준인 6.12%를 기록했다. 예보채 FRN 등이 간간히 거래됐다.
달러/원 환율이 급락후 조정을 받으면서 채권시장의 새로운 불안 요소로 등장했다. 환율 하락이 인플레 압력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지만 환율이 급변할 경우 정책당국의 시장개입으로 외평채와 통안채 발행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협회가 고시한 최종 호가 수익률은 국고3년이 전날보다 1bp 오른 6.32%를 기록했고 국고5년과 통안2년은 전날과 같은 6.75%, 6.12%를, 회사채 3년 AA-와 BBB-도 전날과 같은 7.08%와 11.03%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