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에 컵라면…'신의 직장'이라는 한국은행 구내식당 수준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안정적인 처우 등으로 인해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한국은행 직원들 사이에서 구내식당의 식단이 부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JTBC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한 지역본부 직원들은 최근 구내식당 점심 식단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 식판에는 작은 컵라면과 김밥 한 줄, 반찬으로 나온 깍두기 세 알이 담겼다. 사진을 공개한 직원은 점심 식단을 찍은 사진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지역 본부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조기와 멸치볶음, 무 생채가 약간이 반찬의 전부였다. 식단이 잘 나오는 날에는 반찬 4개가 나오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김치와 나물이 전부였다.

(사진=JTBC 뉴스 캡처)

직원들이 이 식단에 지불하는 돈은 한 끼에 6000원 안팎이다. 월급에서 한달치 구내식당 비용을 미리 떼기 때문에 식단이 부실해도 구내식당을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실한 식단의 원인으로는 조리원에 대한 처우가 꼽힌다. 한국은행 지역본부에는 보통 20~30명 정도가 근무한다. 인원이 적다보니 외부 급식업체에 위탁을 맡기기도 어렵고, 식품위생법상 영양사를 둘 의무도 없다.

그러다 보니 지역본부에서 직접 고용한 직원 1명이 조리와 청소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20명이 하루에 6000원씩 내면 한 달에 걷히는 돈은 약 260만원 정도인데 이 돈으로 재료비와 운영비를 쓰고 나면 남는 건 최저임금 수준의 인건비가 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단 개선이 쉽지 않은 이유다.

식단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한국은행 본점은 근로복지기금에서 지역본부 직원들의 식대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을 노조와 협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