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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변호인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고유정 사건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은 수박을 써는 과정에서 전남편이 성폭행을 시도하자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범행을 사전에 준비하기 위해 졸피뎀 처방 내역과 뼈의 무게와 강도 등을 인터넷에 검색한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다만 전 남편을 살해한 뒤 혈흔을 지우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는 인정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에게 “다음 공판기일에는 범행 전 살인을 준비하는 듯한 단어를 검색하는 등 피고인의 우발적 범행 주장과 배치된 행위에 대한 정확히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재판 후 고유정 측의 국선변호인은 “고유정이 억울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변호인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본인의 잘못을 알고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긴 한데, 그래도 억울한 마음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이 직접 재판에 출석할 의무가 없는 만큼 고유정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제주지법은 최초로 방청권을 선착순 배부키로 했다. 마련된 방청석은 입석 10석을 포함해 총 77석이지만, 소송관계인과 취재진 외 방청을 원하는 시민이 많았기 때문이다.
방청석 배부는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제주지법 제201호 법정 앞에서 진행됐다. 방청권을 받기 위해 시민들이 법정 앞에 길게 줄을 서, 고유정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큰 것을 보여줬다.
재판부는 다음달 12일 오전 10시 첫 공판기일을 연다. 정식 재판에는 피고인 고유정이 법정에 직접 출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