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지난 7일 투싼 페이스리프트를 시작으로 아반떼, G70, i30, 그랜저, EQ900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모델들은 완전 신차가 아닌 마이너 체인지 혹은 단순 연식 변경이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 시장에선 점유율을 사상 최대치로 끌어올리면서 승승장구 중이나, 중국 미국등 '빅마켓'에서 판매량이 감소하는 '내수 호황, 해외 부진'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차라는 강력한 신무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신차 지원군 등장은 내년으로 예정돼 있다. 올 하반기 허리띠를 졸라매고 보릿고개를 준비 중이다.
현대차의 '강력한 한방' 대형 SUV 팔리세이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나 출시될 예정이다. 베라크루즈의 뒤를 잇는 대형 SUV 팔리세이드는 지난 6월 부산모터쇼를 통해 컨셉트 모델이 공개되면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당초 예상은 올 연말께 출시된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내부 사정으로 일정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명인 팔리세이드도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현대차 관계자는 말한다. 현대차 SUV 라인업 네이밍에 적용되는 '관행'에 적합하지 않아서다. 현대차는 그 동안 유명 관광지 혹은 명소의 명칭을 따서 SUV 차명에 적용하곤 했다.
현대차는 국내에서는 호황이다. 상대적으로 한국지엠,르노삼성의 부진을 틈 타 상반기 기아차와 합해 내수 시장 점유율을 무려 80%를 넘어섰다. 82%를 기록하면서 OECD 국가 자동차 업체 가운데 자국 시장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다. 국산차 판매 10대 중 8대가 현대·기아차인 셈이다. 이 때문에 새롭게 등장하는 신모델은 오히려 '팀킬'을 유발 할 수 있다. 내수 시장 규모가 고착화 된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수입차 '파이'를 가져와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국내 시장의 경우 굳이 신차가 급해 보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글로벌 시장은 얘기가 다르다. 대표적으로 중국과 미국이 문제다. 판매량이 신통치 않은데 올 하반기 뾰족한 수가 없다. 연간 신차 시장 규모는 중국이 2900만대, 미국이 1700만대로 중국의 경우 국내보다 17배 이상 크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올해 1~7월 판매가 전년 대비 2.5% 감소한 73만 3474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72만 9448대를 기록한 국내 시장과 4026대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한국과 미국 시장 규모는 10배 차이다. 내수는 호황인데 미국에서 힘을 못쓰니 올해 판매량이 역전된다는 관측까지 나올 정도다. 내수에서 벌어 해외 부진을 만회하는 셈이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1년 8.9%까지 올랐으나 이후 꾸준히 하락 중이다. 지난해의 경우 7.4%로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 했다. 중국 시장의 경우 사드 보복 후 판매량이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다 5월부터 다시 추락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해외의 경우 분위기를 반전 시킬 신모델이 절실하다. 이왕이면 전세계 시장의 대세인 SUV가 좋다. 미국의 경우 5년전 13%였던 SUV 점유율이 지난해 36%까지 증가하는 등 SUV 인기가 여전히 하늘을 찌르고 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팔리는 현대·기아차 라인업에서 46%가 SUV 모델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내년 대형 SUV와 더불어 제네시스 첫 SUV까지 선보인다. 제네시스가 지난해 말 공개한 'GV80'의 양산형 모델이다. 내년에는 두 SUV 모델과 더불어 주력 세단인 쏘나타 풀체인지까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올 상반기 보릿고개를 마이너체인지와 연식 변경으로 무사히(?) 넘기고 내년 글로벌 판매량 회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미 내수는 “더 이상 좋을 수 없다”며 환호성인 상태다.
올 하반기에는 아반떼와 EQ900 페이스리프트, 그랜저와 G70 연식변경 그리고 i30N 스포트 모델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디자인이 크게 변경된 '더 뉴 아반떼'는 내달 6일 출시된다. 나머지 모델들은 10월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