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3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3개월래 최고치로 올랐다.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들이 11월 OPEC 공식회의에서 감산에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회의에서 감산안 구체화
이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57센트(1.2%) 오른 배럴당 48.81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 7월1일 이후 3개월래 최고치다.
9월26~28일 OPEC 회원국들과 비회원국들이 알제리에서 열린 국제에너지포럼에서 비공식적으로 진행한 산유량 동결 및 감산 논의에서 감산에 합의한 이후 4거래일 연속 WTI 가격이 상승했다. 또한 알제리 회의 전후로 11거래일동안 9일이나 유가가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70센트(1.4%) 오른 배럴당 50.8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8월18일 이후 최고치다. 또한 지난 9월8일 이후 하루 상승폭으로는 최대로 올랐다.
원유 트레이더들과 펀드 매니저들은 OPEC 회원국들과 비회원국들이 11월 공식회의에서 하루 산유량을 3250만~3300만배럴로 감산하기로한 알제리 회의 결과에 대해 국가별 감산 분을 정하는 등 구체화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질적인 감산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유가도 오르고 있는 것이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선임 마켓 애널리스트는 “8년만에 석유 카르델이 산유량 감산에 합의한 것은 의미가 있다”며 “OPEC이 다시한 번 산유량을 조절하면서 국제 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지켜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감산 현실화 안되면 원유시장 변동성 커져”
다만 일각에서는 OPEC이 실제 구체적인 감산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는 “OPEC의 알제리 회의에서의 감산 합의가 단지 몇달 동안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목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알제리 회의의 감산에 대한 긍정적인 합의의 영향이 금방 꺼지지 않도록 특히 러시아 같은 OPEC 비회원국이지만 메이저 산유국 등이 감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OPEC의 감산 합의가 무산될 경우 실망감으로 인해 원유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알제리 합의로 감산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져 있는데 OPEC의 생산량 감축 능력에 대한 어떠한 의심이라도 제기될 경우 유가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OPEC 감산 합의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석유 가격 전망에 대해 여전히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싱크탱크 에너지 에스펙츠는 원유의 중단기 수급 상황으로 미뤄 올해 석유 가격이 배럴당 50~55달러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지 에스펙츠는 “이미 비회원국들의 원유 공급량은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OPEC 회원국들의 감산만이 원유시장 수급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