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코스피가 상승 마감했다. 전날 삼성전자(005930)의 깜짝 실적 발표로 살아난 투자심리에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책 발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주가는 모처럼 시원하게 상승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서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9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20.05포인트(1.05%) 오른 1924.70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3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장중 한때 1929.10까지 상승, 1930선을 코앞에 두기도 했다. 지수가 1920을 회복한 것은 종가기준 지난 2일 이후 일주일 만이다.
그동안 우려를 키웠던 유럽이 모처럼 호재로 작용하는 등 대외 분위기가 좋았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총재는 지난 8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의원으로부터 받은 서한에 대한 답신을 통해 “물가 안정을 우선 목표로 하고 있고 이를 위해 적극적인 통화 정책을 단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는 ECB가 유럽 저물가 우려에 대비한 추가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됐다.
미국 분위기도 긍정적이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는 국제유가가 소폭 반등하고,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 대비 4000건 감소하는 등 경제지표가 개선된 모습을 보이면서 상승했다.
살아난 투심은 그동안 낙폭이 컸던 대형주에 집중됐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대형주는 1.17% 상승 중이다. 소형주 상승폭이 0.19%에 그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개별 종목 중에는 5거래일만에 반등에 나선 제일모직(028260)이 이날 무려 11.11%(1만5000원) 폭등한 것이 눈에 띈다. 제일모직은 지난 5일 하한가로 굴러떨어진 뒤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13만5000원까지 추락했지만 이날 하루에만 10%가 넘게 오르며 15만원까지 회복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장 초반부터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1348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기관 역시 연기금(742억원)을 중심으로 1036억원을 사들였다. 개인은 홀로 2817억원을 팔아 치웠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거래를 합해 총 656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대다수 업종이 상승했다. 제일모직 영향으로 섬유의복이 8.41% 올랐고, 코스피가 2거래일 연속 급등하면서 증권도 2.83% 상승했다. 이밖에 건설업(2.03%), 운수장비(1.79%), 철강및금속(1.69%), 기계(1.56%), 서비스업(1.54%), 운수창고(1.48%) 등도 올랐다.
하락업종은 의료정밀(0.38%), 비금속광물(0.37%), 종이목재(0.07%), 전기전자(0.03%) 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올랐다. 현대차(005380)가 1.12% 상승하면서 18만원대를 회복한 것을 비롯해 포스코(POSCO(005490)), NAVER(035420), 삼성생명(032830), 삼성SDS(018260), 현대모비스(012330), 기아차(000270), SK텔레콤(017670), 신한지주(055550), KB금융(105560), 아모레퍼시픽(090430), LG화학(051910)등이 상승했다.
반면 SK하이닉스(000660), 한국전력(015760), 삼성화재(000810), LG디스플레이(034220), SK C&C(034730), KT&G(033780) 등은 내렸다. 전날 깜짝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005930)는 이날 132만200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결국 전날과 변동없는 13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거래량은 3억507만4000주, 거래대금은 4조2463억8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4개 종목을 포함해 530개 종목이 올랐다. 58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 하한가 종목은 1개였으며, 283개 종목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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