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성재 기자] 올 한해 유통업계를 달군 최대 이슈로 `기업형 슈퍼마켓 규제법 처리 논란과 중소상인 반발`이 선정됐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25일 유통·제조업계 임직원 162명을 대상으로 `2010년 유통업계 10대 뉴스`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주요 이슈들이 선정됐다.
또한 배추 등 신선식품 가격 급등으로 소비자 물가 불안 초래와 이마트 가격혁명 돌입 후 대형마트 간 가격경쟁 치열은 유통업계 주요 이슈 2·3위로 꼽혔다. 이 밖에 스마트 쇼핑시대를 맞아 온·오프라인 업태 구분 없이 소셜 미디어·커머스 등 소셜 마케팅과 스마트폰·QR 코드 등 모바일 마케팅에 주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은 체인스토어협회가 뽑은 2010년 유통업계 10대 뉴스다.
1. 기업형 슈퍼마켓 규제법 처리 논란 및 중소상인 반발
올 한해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대한 규제법 처리 여부를 둘러싸고 사회적 논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논란이 된 법안은 크게 두 가지로 우선,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은 재래시장 반경 500m 내에 대형 유통업체가 대규모 점포 또는 SSM을 출점할 경우 3년간 한시적으로 일정한 조건을 붙이는 방식의 등록제로 규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상생법)은 가맹 본부인 유통업체의 투자 지분이 51% 이상인 SSM 가맹점도 사업조정 대상에 포함시키도록 하고 있다.결국, 유통법 개정안은 지난달 11일 국회 본회의를 먼저 통과됐으며, 상생법도 곧 처리를 앞두고 있다.
2. 배추 등 신선식품 가격 급등으로 소비자 물가 불안 초래
이상기온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4분기 들어 배추 등 신선식품 물가가 50% 가까이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밥상물가 대란`이 일어났다.지난 2월 이후 2%대에 머무르던 소비자 물가는 9월에 3.6%로 상승한데 이어 4분기 첫 달인 10월에는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 안정 목표(3±1%)의 상한선을 넘는 4.1%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0월 배추, 무 등 51개 신선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49.4% 급등했다. 이는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등으로, 신선식품 가운데 채소 가격은 1년 전에 비해100.7% 오르며 두 배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3. 이마트 가격혁명 돌입 후 대형마트 간 가격경쟁 치열
올 초에는 이마트가 가격파괴의 포문을 열면서 대형마트 업체 간 가격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마트는 지난 1월 7일 12개 생필품에 대한 가격인하를 발표하면서 상시 할인가를 도입해 박리다매라는 대형마트 업계의 본질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이에 맞대응하면서 본격적인 가격전쟁이 시작됐다.
특히 가격경쟁 초반에는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이마트의 가격인하 조치 이후 즉각 가격을 내리면서 맞불을 놓는 등 `10원 전쟁`이라고 불릴 만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했다.
4. 소셜 미디어, 소셜 커머스 등 소셜 마케팅 열풍
올 한해 국내 전 산업계에 소셜 네트워크 붐이 확산되면서 이와 관련된 마케팅도 전방위로 확산됐다. 실제로 기업들은 트위터·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 서비스를 마케팅의 장으로 활용하는가 하면, 소셜 커머스 사이트도 다수 출현했다. 국내 유통업체 중에서는 올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과 이마트, GS샵 등이 기업 트위터를 개설해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했으며, 자영업자 중에서도 트위터를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5. 스마트폰, QR코드 등 모바일 커머스 및 마케팅 활발
올해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유통업계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모바일이었다. 스마트폰이 쇼핑의 풍속도를 바꾸면서 유통업체들도 모바일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속속 선보였다. 특히 무점포 업태를 중심으로 모바일 커머스 시장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실제로 G마켓이 지난 5월 아이디어 공모전을 거쳐 업그레이드된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인 것을 비롯해 인터파크, 예스24, CJ오쇼핑,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등이 모바일 서비스를 출시했다.
6. 롯데쇼핑, 바이더웨이·GS마트·스퀘어 인수 및 해외사업 확대
올 들어 롯데쇼핑은 거침없는 인수·합병과 활발한 해외사업으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먼저, 롯데쇼핑은 지난 1월 편의점 바이더웨이를 2740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2월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마트와 GS스퀘어를 1조3000억 원에 인수하며
국내 유통시장에서 몸집을 더욱 키웠다.또한 해외에서는 롯데마트를 앞세운 공격적인 출점으로 영토를 확장했다. 실제로 지난 7월과 8월에 각각 베트남 2호점과 인도네시아 20호점을 출점하며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해외 100호점을 달성했다.
7. 오프라인 유통업체, 온라인쇼핑 사업 확장으로 멀티채널 본격화
올해 오프라인 업체들은 자사의 인터넷쇼핑몰 강화 및 정비를 통해 온라인 고객 사로잡기에 적극 나섰다. 먼저, 대형마트 업체들은 올 들어 연이어 사이트 리뉴얼을 실시하고, 획기적인 배송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온라인 사업을 대폭 강화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5월 온라인쇼핑몰 론칭 3년 만에 사이트를 리뉴얼해 오픈했고, 홈플러스는 같은 달 `1일 10배송`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또한 7월 초에는 이마트가 혁신에 가까운 사이트 리뉴얼을 통해 새로운 쇼핑몰을 오픈했다.
8. 국내 명품 소비 증가로 백화점 및 면세점 업계 호황
올해 백화점과 면세점 업체들은 해외 관광객이 급증하고, 명품 매출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전반적인 호실적을 보였다. 올 상반기 롯데·현대·신세계·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전년대비 12.7% 성장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월별 매출이 전년대비 10% 안팎의 고성장세를 보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 국내 백화점 1위 점포인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지난 9월 역대 최단 기간 내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면세점 업체들 역시 중국, 일본 관광객 증대 및 내국인 해외여행 확대로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9. 유통업체가 판매가격 정하는 오픈프라이스 제도 확대 시행
지난 7월 1일부터는 오픈프라이스 제도가 확대 시행됐다. 오픈프라이스 제도는 제조업체가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하는 것을 금지하고, 상품을 최종적으로 판매하는 소매업체가 판매가격을 확정해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1999년 신사정장, 숙녀정장, 아동복 등에 이 제도가 처음 적용됐으며, 2000년에 22개, 2004년에 32개 품목이 추가된 데 이어 올해 247개 품목이 추가된 것이다.
10. 대형마트, 매장에서 비닐 쇼핑봉투 판매 중지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하나로클럽(농협중앙회 소속), 메가마트 5개 대형마트 업체는 지난 10월 1일부터 전국 350여 개 매장에서 비닐 쇼핑봉투 판매를 중단했다. 환경부는 매년 증가 추세에 있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8월, 5개 대형 유통업체와 함께 일회용 비닐 쇼핑백 없는 점포 협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