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로이터를 비롯한 주요 외신은 재정 위기를 초래한 정부를 문책하자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다 구제금융의 전제조건인 재정적자 축소 노력 또한 국내 여론의 극심한 반대에 시달리는 등 불안감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여당인 공화당과 함께 아일랜드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녹색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구제금융 이후인 1월 조기총선을 통해 국민에게 정치적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며 총선 일정을 앞당겨 달라고 요구했다.
존 곰리 녹색당수는 "지난 몇 주간 정부는 아일랜드 국민에게 너무 큰 정신적 충격을 줬으며 이로 말미암아 국민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공화당과 엇갈리는 녹색당의 행보로 볼 때 아일랜드 연립정부가 몇 달 안에 붕괴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재정 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 내외에서 사임 압력을 받고 있는 브라이언 코웬 아일랜드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긴축재정안이 통과될 때까지 물러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제 사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선 긴축재정안 통과가 매우 중요하다며 안건의 통과를 호소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최저임금 인하와 사회보장비용 및 공공임금 축소, 새 부동산세 도입, 세금 인상 등을 포함한 긴축예산안을 24일 공개하고 내달 7일 의회에서 긴축예산안 심의를 요청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내년 예산에서 60억유로를 줄이고 2014년까지 총 150억유로의 재정적자를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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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론 못지않게 구제금융에 대한 외부의 시선도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구제금융으로 인해 아일랜드의 재정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현재 `Aa2`인 아일랜드 국가 신용등급을 수단계(multi-notch) 하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잠시나마 안정을 되찾았던 금융시장도 다시 불안한 모습이다. 8.11%까지 하락했던 아일랜드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8.3% 수준으로 높아졌고 1.36달러까지 떨어졌던(유로화 가치 상승) 유로-달러 환율은 다시 1.38달러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