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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0도 불볕더위"…패션업계 여름 장사 '공식'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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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I 2026.06.03 13:26:12

이른 더위에 반팔·냉감 의류 수요 일찍 꿈틀
'살안타템'·우양산 인기…자외선 대응 소비
냉감·생활방수 등 기능성 상품군 확대 강화
길어진 여름에 상품 기획·판매 전략도 변화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패션업계가 여름 장사 공식을 바꾸고 있다. 5월부터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이른 더위가 이어지면서다. 단순히 여름 신제품을 앞당겨 내놓는 수준을 넘어 상품 기획 자체를 기후 변동성에 맞춰 재편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길어진 여름과 예측하기 어려운 날씨가 패션업계의 상시 변수로 자리 잡으면서 냉감·자외선 차단·생활방수 등 기능성을 앞세운 ‘기후 대응형 패션’ 경쟁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젝시믹스 맨즈 숏슬리브(반팔), 쇼츠(반바지). (사진=젝시믹스)
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주요 브랜드들은 올해 여름 시즌 전략을 예년보다 앞당겨 전개하고 있다. 기상청이 올해 6~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냉감·경량·자외선 차단 중심 상품군 확대에도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이른 더위에 반팔과 냉감 의류 수요가 시즌 초반부터 앞당겨지는 현상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의 패션 브랜드 할리데이비슨 컬렉션스는 올해 1월 1일부터 5월 26일까지 브랜드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49% 증가했다. 이른 더위 속 반팔 티셔츠 판매가 성장세를 견인했다. 애슬레저(일상 운동복) 브랜드 젝시믹스는 5월 10일부터 23일까지 2주간 숏슬리브(반팔)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33.1% 늘었다.

수요가 앞당겨지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의 결 자체도 달라지고 있다. 더위에 대비해 기능성 아이템을 선제적으로 사두는 이른바 ‘레디코어(Ready-core)’ 소비가 대표적이다. 신성통상의 SPA(제조·유통 일원화) 브랜드 탑텐은 냉감 기능성 라인 ‘쿨에어 코튼’ 티셔츠의 지난 3월 판매액이 전년 동기대비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무더위가 본격화하는 시점에 몰리던 냉감 의류 소비가 봄부터 당겨졌다는 의미다. 속건·자외선 차단 기능을 더한 일상복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강해진 자외선도 소비 품목을 바꿔놓고 있다. 노출을 줄이면서도 시원하게 입을 수 있는 이른바 ‘살안타템’이 부상하면서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편집숍 29CM에서는 5월 11일부터 17일까지 여름 소재 아이템 거래액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품목별로는 시스루 가디건이 326%, 린넨 니트가 3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양산 거래액도 302% 늘었다. 단순히 얇고 시원한 옷을 넘어 피부 보호와 기능성을 동시에 따지는 쪽으로 소비 기준이 이동하는 흐름이다.

'빈폴'과 '헌터'의 협업 컬렉션 화보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이처럼 계절 경계가 흐려지면서 패션업계의 상품 운영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계절별 상품을 짧게 소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날씨 변화에 맞춰 판매 시기와 물량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추세다.

실제 브랜드들도 날씨 변동성을 고려한 상품 기획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은 최근 영국 프리미엄 웨더웨어 브랜드 헌터와 손잡고 ‘애니웨더, 애니웨어’ 컬렉션을 선보였다. 무더위와 장마를 앞두고 어떤 날씨에도 대응할 수 있는 의류·신발·액세서리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패커블 윈드브레이커와 레인부츠, 생활방수 가방 등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응하는 상품군에 무게를 실었다. 폭염과 장마 등 날씨 변수를 상품 기획 전면에 둔 사례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여름이 다가올 무렵 반팔과 냉감 제품을 한꺼번에 푸는 식이었다면 지금은 봄부터 수요가 시작돼 한참 뒤까지 이어진다”며 “시즌에 맞춰 옷을 내놓는 방식만으로는 길어진 여름과 변덕스러운 날씨를 따라가기 어려워진 만큼, 기후 변화를 전제로 한 상품 기획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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