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남녀가 평등하다’는 인식수준은 전반적으로 상승했으나, 2030세대를 중심으로 성평등도에 대한 인식 격차는 크게 벌어져 젠더갈등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맞벌이 가정 여성 돌봄 부담, 남성의 2~3배
19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1년 양성평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녀에 대한 돌봄의 일차적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는 인식은 크게 감소했으나 여전히 돌봄부담은 여전히 여성에게 과중되고 있었다. 성역할 고정관념은 완화하고 있지만 실제 변화로 이어지는 양태는 느린 모습이다.
양성평등 실태조사는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5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로, 이번이 2016년에 이어 두번째다. 지난해 전국 4490가구(만 15세 이상 가구원)를 대상으로 면접방식(인터넷 조사 병행)으로 조사했다.
가사 노동에 대한 성별 고정관념은 5년사이 크게 완화했다. ‘자녀에 대한 돌봄의 일차적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6년 53.8%에서 17.4%로 36.4%포인트(p)로 큰 폭 떨어졌다.
하지만 의식 수준에 비해 실제 돌봄 형태에서는 여성의 부담이 여전히 훨씬 높다. 맞벌이 가정임에도 불구하고 남성은 돌봄에 하루 0.7시간을 할애한 반면, 여성은 1.4시간으로 2배 길었다. 특히 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경우 평일 돌봄에 여성(3.7시간)이 약 3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부부간 가사·돌봄 분담에 대해 전체의 68.9%가 ‘전적으로 또는 주로 아내가 한다’고 응답했다. 다만 젊은층일수록 가사분담 비율이 높았다. 20대(여성 45.3%, 남성 40.6%)와 30대(여성 32.2%, 남성 36.7%)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반반한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미혼자의 44.8%가 결혼 의사가 있었으며, 여성은 38.3%, 남성은 50%가 결혼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결혼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로 여성은 ‘굳이 해야할 이유가 없어서’가 51.3%, 남성은 ‘경제적 비용 부담’(48.1%)을 꼽았다.
출산에 대해서는 자녀가 없는 15~49세 국민 중 40.5%가 자녀를 갖겠다고 답했고, ‘자녀양육·교육비 부담(42.0%)’이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됐다.
남녀가 평등하다는 인식은 전반적으로 상승했으나 남·녀간의 인식 격차는 소폭 확대하는 등 우리사회의 젠더갈등은 심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젊은층일수록 성불평등에 대한 남녀의 인식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에 비해 ‘남녀가 평등하다’는 응답 비율은 21.0%에서 34.7%로 13.7%p 증가한 반면, ‘우리사회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는 9.2%p 감소(62.6%→53.4%), ‘남성에게 불평등하다’는 4.6%p(16.4%→11.8%)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성평등 수준에 대한 체감도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세대별로 인식 격차는 크게 갈렸다. 여성에게 불평등하다고 응답한 비율을 기준으로 보면, 20대 여성은 73.4%, 남성은 29.2%로 응답해 남녀간 격차가 44.2%p로 차이가 났고, 30대는 36.1%p, 40대는 21.6%p, 50대는 19.1%p, 60대는 12%p 순이었다. 특히 젊은층인 2030세대를 중심으로 남녀간 성평등도에 대한 인식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모습이다.
국민이 생각하는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성불평등 문제(1순위)는 ‘여성의 경력단절(28.4%)’, ‘고용 상 성차별(27.7%)’, ‘여성에 대한 폭력(14.4%)’, ‘남성에 대한 돌봄 참여(12.5%)’ 순으로 나타났다.
여가부는 제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을 통해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정책 수단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