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24일 채권가격이 하루만에 반등했다.(채권금리 하락) 미 국채시장이 강세로 돌아선 가운데 시장이 조정받을 때 채권을 사겠다는 심리가 우세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국채선물과 선물 바스켓에 포함되는 현물 국고채를 동시에 사들이고 있는 외국인의 영향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금리 하락기조가 유효하지만, 당분간 커브는 스티프닝(가팔라짐) 쪽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 채권값 하루만에 반등..대기매수 `활발`
채권시장의 대기매수세가 활발했다. 금리가 오를 기미만 보이면 곧바로 채권을 사겠다는 주문이 들어오니 금리가 상승할 여지가 거의 없는 장의 모습이다.
간밤 미 국채가격 상승으로 채권가격은 장 초반 강보합권에서 출발했다가 꾸준히 대기매수가 유입된데다 오후장에서의 외국인의 국채선물 대거 매수까지 가세하면서 상승폭을 키웠다.
결국 금융투자협회 고시한 최종호가수익률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장외시장에서 국고채 3년 지표물인 10-2호는 전거래일 민간채권평가 3사의 평균 종가 대비 4bp 하락한 3.58%를 기록했다. 3년물 금리가 3.5%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 5월25일(3.59%) 이후 3개월여만에 처음.
국고채 5년 지표물 10-1호도 3bp 떨어진 4.11%로 거래를 마쳤다. 통안채 2년물도 4bp 낮은 3.59%를 기록했다. 반면 국고채 10년은 1bp 올라 4.54%를 기록했고 20년물은 보합이었다.
이에 따라 5-3년 금리차는 53bp로 확대됐고 5-2년도 52bp도 벌어졌다. 10-5년과 10-3년 스프레드도 각각 43bp, 96bp로 확대돼 전반적으로 커브 스티프닝이 나타났다.
◇ 국채선물 112선..외국인 나흘만에 순매수
보합권에서 출발한 국채선물도 장중 내내 조금씩 상승폭을 키우면서 우상향 곡선을 그려냈다.
3년만기 국채선물 9월물지수는 결국 전일대비 18틱 상승한 112.13으로 장을 마감했다. 9월물지수는 최근월물이 된 이후 처음으로 112선에 안착한 것으로, 최고가였다.
이날 선물가격 상승을 주도한 세력은 역시 외국인들이었다. 외국인은 1만계약 가까이 팔아 치운 최근 사흘간의 순매도에서 벗어나 3332계약에 이르는 대규모 순매수로 돌아섰다.
은행도 3300계약 매수우위를 보였고 증권은 이에 맞서 7263계약이나 순매도했다.
한 선물사 브로커는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용으로 사흘간 매도로 집중하다가 포지션이 줄어들고 가격이 조정을 보이자 다시 매수를 쌓는 모습"이라며 "앞으로도 매수우위 기조 속에 샀다 팔았다를 반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 "금리 하락세 유효..단기로는 스티프닝"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하락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큰 흐름에서는 커브가 플래트닝으로 가겠지만, 가격 메리트를 감안해 단기적으로 좀더 스티프닝해질 여지도 있다고 봤다.
한 보험사 운용팀장은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시장금리가 올라가면 사겠다던 시장 참가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기본적으로 경제성장 둔화 우려가 기저에 있는 가운데 중국 등 외국인들의 매수와 그에 따른 국내기관들의 추종매매가 금리 하락을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증권사 채권운용역은 "상대적으로 가격 매력이 있어 보이는 2년 언저리나 3년물 등에 매기가 몰리고 있다"며 "20년물 입찰 부진으로 장기물 조정이 나타나고 있어 당분간 커브는 스티프닝으로 좀더 진행될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