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한나 기자] 헝가리발 재정 불안이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면서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종일 휘청거렸다. 반등세를 이어가던 코스피는 180도 방향을 바꿨고, 환율은 하룻새 35원 가까이 치솟았다.
주식 투자자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도 엇갈리고 있다. 당분간 변동성이 심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안정될 기미가 보일 때까지 기다리라는 의견과 일시적 충격에 불과하다며 저가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시각이 동시에 제시되고 있는 것.
◇ 증시 및 환시 함께 `출렁`..안전자산 선호도↑
7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6.16포인트(1.57%) 하락한 1637.97에 마감했다. 지난달말 이후 꾸준한 반등세를 이어가며 추세적 상승을 노리던 주가지수는 단숨에 방향을 돌려 아래쪽으로 속도를 냈다.
외국인이 사흘 만에 다시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이날 외국인은 2600억원 이상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에 주역을 담당했다.
다만 개인과 기관 등 국내 투자자들이 모두 매수로 대응하면서 코스피 낙폭은 다른 나라에 비해 크지 않았다. 지난 주말 다우지수가 3% 넘게 빠지며 1만선을 밑돌고, 이날 일본 닛케이가 3.8%, 대만과 홍콩 등이 2.5% 내외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한 모습이다.
외환시장 변동성이 두드러졌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34.10원 오른 1235.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역외 세력을 중심으로 안전자산인 달러를 매수하려는 수요가 거세게 유입되면서 원화가치를 짓눌렀다.
오후 중 정부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멘트를 내놓으면서 상승폭을 다소 줄이는가 싶던 환율은 다시 속도를 붙여 1230원선 위로 훌쩍 뛰어올랐다.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데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금리 인상이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며 채권금리는 하락했다. 장외시장에서 국고채 5년물 9-4호와 10년물 10-1호는 각각 3~4bp씩 하락하며 거래됐다.
◇ "안정 찾을때까지 관망" vs "우량주 싸게 살 때"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주식 투자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헝가리 사태를 통해 다시 부각된 유럽발 금융위기가 단기 변수로 마무리될 것인지 중장기적으로 증시를 옭아맬 악재가 될 것인지와 맞물리는 문제다.
일단 저점을 확인하고 움직이라는 쪽에서는 환율 변동성과 경기 회복세 둔화를 이유로 꼽고 잇다. 외환시장에서의 불안이 전염되면서 주가지수가 상당기간 출렁일 수 있으며, 유럽발 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펀더멘털 둔화가 가속될 수 있다는 논리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고용시장이 악화되는 등 경기회복속도가 둔해지고 있다"며 "그동안 증시를 이끌어 온 경기회복 기대가 사그라들면서 3분기까지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헝가리 사태가 그리스 때와는 달리 위협적이지 않아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쪽에서는 이번 조정을 우량주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이번 사태로 출구전략 시기가 늦춰지면서 증시 우호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속보치를 웃돈 데다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확산됐던 금리인상 주장이 힘을 잃고 있다는 것.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를 낮춰준다면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줄면서 시장에 긍정적 모멘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낙폭 과대주나 펀더멘털이 확실한 우량주를 살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