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분양원가 공개, 반대할 수 없다"

문주용 기자I 2006.09.28 19:00:00

분양가 가격규제정책 강화 뜻 밝혀
후분양제 "급작스런 정책변경 없도록"…현행 유지
"여당내 한미FTA 반대,이해하며 나무랄 수 없다"

[이데일리 문주용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분양원가 공개논란과 관련, "이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으로, 지금은 반대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민간 중대형 아파트로까지 분양가 원가 공개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격규제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서울시의 뉴타운내 후분양제 확대 요구에 대해 "전체 부동산 공급시장시장을 교란시키는 급작스러운 정책 변경은 없도록 신중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오후 11시5분 방영예정인 MBC `100분 토론-쟁점과 진단, 노무현 대통령에게 듣는다` 프로그램에 녹화 출연, 이같이 밝혔다.

진행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와 대담 형식으로 진행된 프로에서 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은 아직 결판이 나지 않았다"고 전제하고, "투기소득이 발 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 부동산 대책의 핵심"이라며 "지금 미리 사놓은 사람은 어쩔수 없지만, 앞으로 부동산을 사는 사람은 절대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분양가공개를 반대했었던 노 대통령은 최근 고분양가로 인한 분양원가 공개 논란이 일자, "`원가 공개에 대해 좀 신중하자`며 반대의견을 표명했는데, 지금은 국민들이 제 생각과 달리 그건 다 공개하는 것이 좋겠다고 바라고 있다"며 "저도 거역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본다"며 분양원가공개 반대입장을 철회했다.

특히 민간 부분까지 세부적인 원가 공개를 시행할 것인지에 대해, 노 대통령은 "반대할 수 없게 됐다고 해서, 그것을 하라고 지시할 형편 또한 아니다"면서도 "건설교통부에서 좀 더 연구하고 경제보좌관실에서 들여다본 뒤 최종적인 결론을 가져오면 판단을 하되, 가급적이면 많이 공개하는 쪽으로 하겠다"며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이와 관련, 윤대희 경제정책수석은 "분양원가 공개범위 확대와 적용 대상등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은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위원회에서 충분한 검토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체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아파트 분양원가는 공공택지에 공급되는 25.7평 이하 모든 아파트는 택지비, 직접공사비, 간접공사비, 설계비, 감리비, 부대비용, 가산비용 등 7개 항목이, 25.7평 초과 민간주택은 택지매입원가와 택지비만 공개되고 있다.

노대통령은 그러나 후분양제의 확대 요구와 관련해서는 "원칙적으로 정부는 이미 계획을 잡아놓고 있는데, 서울시장이 그와 같이 하게 되면 정부 정책에도 충격을 주게 된다"며 "검토하는 계기는 되겠지만,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키는 급작스러운 정책 변경은 없도록 신중하게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004년 후분양제 로드맵을 발표, 주공 등이 짓는 공공아파트는 2007년부터 단계적으로 후분양제를 적용키로 했다. 2007년에는 공정 40%, 2009년에는 60%, 2011년에는 80%가 지난 뒤에 분양하도록 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전세대란과 관련, "전체 통계로 보면 전세값이 0.6% 정도 올랐지만, 지역적으로 많이 오른 곳이 있어서 문제의식을 갖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전셋값으로 우리 서민들이 자살하던 90년대와 같은 일이 없도록 반드시 관리해 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한미FTA 협상과 관련해서 노대통령은 "지금까지의 협상으로는 우리가 득이 됐는지, 손해가 됐는지 계산할 수 없지만 손해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상팀에 `안할 협상, 안할 합의를 하면 안되고,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너무 비싸면 안된다`는 두가지 메시지를 줬다"고 소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대한 전략적인 사고로 협상을 하고, 맨 마지막에 결정에 자신이 있으면 결정하고 올 것이며, 결정이 어려울때는 대통령한테까지 가져 올 것"이라면서 긍정적으로 봐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여당내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대해서도 "FTA는 나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예측하지 못했던 주제"라며 "그렇게 때문에 그분들이 반대하는 것을 이해하고 설득해야지, 그들을 나무랄 수는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청년 실업난에 대해서 노 대통령은 "올 봄에 시작하면 가을에 성과가 나오는 정책은 적기 때문에, 참고 기다려 달라"고 말하고 "우리나라 일반 실업률은 OECD국가중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비정규직이 많은등 품질이 좋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인정했다.

이밖에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과 관련, 노대통령은 "비교적 절차적 접근에 관한 문제로 실제적인 내용(비용)에 관한 것은 별로 없다"고 말해 이로 인한 대북 추가비용은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미 한미정상회담 前, 북측에 이같은 포괄적 접근 방안을 제안해 북한도 이를 알고 있다면서 "북한이 이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헌재소장 임명 난항과 관련 "코드 인사를 많이 하지만, 이번 인사(전효숙 내정)는 코드인사가 아니다"고 선을 긋고, "여성, 온건하고 중도진보주의적인 인품 등 내 개인적 이익이 아니라 나름대로 수행해야할 시대정신, 시대과제와 관련한 욕심"이라고 해명했다.

노대통령은 이밖에 정치권의 관심사항인 열린우리당, 민주당, 고건 전총리를 포함하는 중도개혁세력통합론에 대해서는 "제가 좌우할 수 없는 영역이며 당에서 자율적으로 풀어나갈 문제"라는 찬성도 반대도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차기 여성대통령 여부에 대해서도 `중립`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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