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임관호기자] 곤두박질치는 주식시장을 두고 별의 별 말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수들 소위 "주식꾼"들은 군침을 삼키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시장 붕괴라는 과격한 말을 사용하지만 여태까지 시장은 붕괴된 적이 없었습니다. 지난해 월드트레이딩센터가 테러를 당해 붕괴되었을 때도 뉴욕증시는 며칠 휴장을 했을 뿐 붕괴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국내증시가 97년 외환위기를 당해 그 다음해 280선까지 급락했었지만 역시 붕괴된 적은 없었습니다. 흔들리는 증시, 정말 반전의 징후들은 없는지 증권부 임관호 기자가 삐딱한 시각으로 점검해 봤습니다.
굳이 삐딱한 시각으로 점검해 보려는 것은 현재의 주식시장이나 세계경제 상황이 정상적인 잣대로는 도저히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시장은 항상 우리의 허를 찔렀던 것처럼 우리의 기대를 충족하지 않으려는 속성이 있습니다. 한없이 떨어질 것 같은 주식시장이 언제 그랬냐는 듯 쨍쨍 햇살을 드러내 놓고 많은 투자자들은 속여넘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반전의 시기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합니다. 그저 이쯤이 그 때이겠지. 그렇지만 그런 판단도 잠깐, 다시 자신의 판단을 후회하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물론 성급하지 않는 투자자들이 항상 승리자가 됐듯이, 냉철한 판단은 없지만 동물적인 감각으로 고위험 고수익 베팅을 거는 투기적 투자자들도 가끔은 승리자가 되기는 하지만, 시장은 기다리는 자에게 풍성한 과실을 안겨주었습니다. 오로지 기다림의 미학만을 신봉하는 투자자들에게는 항상 기회비용을 뺀 본전과 본전을 회수할 때까지의 마음고생만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이 과연 기다림을 전제로 투자를 해야 할 때일까요. "발바닥에서 잡지 말고 발목에서 사라"는 증시 속담이 있습니다. 현재의 증시상황은 어느 정도의 위치에 다다랐을까요. 아마도 누구도 자신있게 말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돌아가는 경제상황으로 보면 특히 미국경제를 보면 무릎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그렇지만 국내경제를 보면 연초이후 많이 거론됐던 경제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어찌보면 무릎보다 위일지도 모릅니다. 왜냐고요 경제펀더멘틀이 좋다고 했는데도 미국증시 때문에 계속 하락하니 펀더멘털이 더 나빠지면 더 하락할 것같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다소 억지라는 느낌이 듭니다.
어차피 국내경제는 홀로경제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경제의 흥망성쇠에 약간의 시차를 두고 후행하는 속성이 있습니다. 이런 시각으로 본다면 국내경제는 나름대로 미국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지기 시작하고 잠시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가 다시 이중침체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와중에도 잘 견뎌왔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미국경제와 연동해서 생각해서는 오히려 무릎보다 조금은 아래에 있다고 평가해도 될 것입니다.
발목일까요. 주가지수의 하락폭만을 따져볼 때는 바로 발목 위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97년 외환위기 이후라는 특수한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발바닥은 2000년 9월이후 1년여간의 박스권, 460포인트와 630포인트 하단부인 540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540포인트를 발바닥으로 보는 까닭은 그 당시의 경제상황과 기업체질이 상당히 변했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특별한 근거는 없습니다. 8등신 미녀를 기준으로 올해의 고점인 지난 4월22일 종합지수 943포인트를 정수리라고 가정한다면 현재의 주가지수 640포인트대는 무릎아래 지점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여기에 심리적 불안감까지 포함하면 그 지점은 더 내려갈 것입니다. 대충 어디쯤인지 짐작되실 것입니다.
웃기는 얘기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답답한 마음에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그럼 본론으로 넘어갈까 합니다.
현재의 시장상황이 발목과 무릎사이라고 가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슬슬 중기적 관점의 포트폴리오를 생각해야 할 시점입니다. 포트폴리오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현재의 주식시장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정말 찾기 힘든 것인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모멘텀이 될 만한 것은 없는지 점검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갈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우선 "3대 악재"로 인식되는 것부터 뒤집어 보겠습니다. 물론 미국증시의 얘기입니다. 기업실적 경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10월 실적발표 시즌에 앞서 사전 전망으로 9월 미국증시는 온통 정신이 없었습니다. 2분기 실적발표 때와 다른 것은 조금 더 침체의 징후가 명확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프리어닝시즌의 또다른 특징은 내수주의 둔화가 눈에 띕니다. 수출주 다음에 내수주도 영향을 받는 다는 뜻이지요. 그러면 뒤집어 보겠습니다. 현재의 시점이 최악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4분기는 3분기보다 더 나쁠수도 있습니다. 현재 미국상황이 이라크전쟁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한가지 주목할 점은 2분기와 마찬가지로 정보통신 분야의 순익감소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닥에 다다랐다는 느낌입니다. 내수주의 고통이 끝나면 IT주의 회복이 선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연말특수가 없을까요. 물론 그것은 이라크전의 시기와 맞물릴 것입니다. 이라크전이 유야무야 질질 시간을 끌면 연말특수는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큽니다. 그럼 다행입니다. 그럼 이 악재도 다시 생각해야 할 것같습니다.
다음은 경제지표의 이중침체 신호입니다. 올초까지 호전과 우려가 번갈아 발표되며 엇갈린 경기전망을 불러일으켰지만 최근에는 한방향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비, 산업생산, 선행지수까지도. 그래서 더욱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선행지수입니다. 다분히 심리적인 요인이 있지만 게름찍하게 하는 구석입니다. 그렇지만 현재의 미국경제는 지난해 9.11테러이후 전쟁공포가 경제의 큰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현재의 지표가 정확한 미국경제의 실체를 반영한다고 보기에는 다소 미흡합니다. 그래서 지난해의 7차례 걸친 금리인하 효과도 상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기업들도 불안심리로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죠. 전쟁공포가 사라지면 금리인하효과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있지요. 물론 제조업분야에서 말입니다. 부동산시장은 금리인하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잖습니까.
세번째는 미국의 이라크와의 전쟁입니다. 부시행정부는 갈수록 입지가 약화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쟁에 목을 메는 인상입니다. 그렇지만 9.11테러이후 아프간전과는 달리 국제흐름이 미국에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물론 억지로라도 전쟁으로 이끌려고 하고 있지만 현재의 분위기는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내년 2월 전쟁 가능성도 있지만 미국경제가 그때까지 전쟁에 따른 효과를 수용할 시간이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미국경제의 긍정효과보다는 부정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그린스런 미국 연준리 의장도 전쟁의 부정적 효과를 공식적으로 발언할 정도입니다. 현재의 상황으로는 유야무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럼 다음으로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하 가능성입니다. 현재의 이중침체를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경제의 해법은 어찌보면 실효는 없을 지라도 금리인하밖에는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번 공개시장위원회에서 만장일치가 아닌 2명의 위원들이 금리인하 의견을 피력했던 것처럼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열려있습니다. 전일 미국증시가 급락하자 표현이 더 진전된 공격적인 금리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물가상승을 감안할 경우 사실상 제로금리인 미국이 어쩔수 없이 의지해야 할 경제해법도 금리인하 밖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일본과 같이 금리인하의 시기를 놓치면 제로금리라도 경제를 되돌릴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중침체를 피부로 느끼고 있는 미국경제, 특히 미국증시가 급등으로 화답할 가능성이 큽니다.
국내시장은 하반기이후 금리인상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최근에 증시급락과 경기선행지수 등 일부 경제지표의 부정적 전망으로 쏙 들어간 상태입니다. 물론 추석후 자금환수를 하고 있습니다. 일단 그 해법이 부동산 대책과 함께 부작용을 다소나마 줄이는 효과가 있다면 오히려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섣부른 금리인상이 가져다 줄 부작용은 더 크기 때문입니다. 금리인상의 최대 피해자는 부동산시장의 실수요자인 서민들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중소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에 고민이 있는 것입니다. 또한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경제가 침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가 얼마나 힘들어질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금리인상은 신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금리를 더 인하한다거나 동결한다면 부작용이 더 커질 것인가하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부동산시장의 문제도 사실은 공급측면의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외환위기 이후 줄어든 주택공급이 원인인 것입니다.
삐딱한 시각으로 본 주식시장의 반전은 대충 이렇게 정리가 됩니다. 이라크전의 유야무야 가능성, 혹은 조기 전쟁가능성,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국내금리의 추가인하, 미국 기업실적의 바닥 가능성, 혹은 연말특수의 부활 등입니다. 답답한 시장에서 가능할 지도 모르는 반전의 모멘텀을 찾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