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스재팬은 최근 11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 나노소재 선도기업 호소카와미크론과 독점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일본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진한 전자부품 대기업 무라타제작소와 바이오센서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도 성사했다.
이는 공격적인 연구개발(R&D)의 결과다. 라파스는 최근 5년간 200억원이 넘는 R&D 비용을 투자했다. 바이오벤처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처음으로 300억원 고지를 밟았으나, 흑자전환은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라파스가 시장에서 마이크로니들 글로벌 표준 생산 플랫폼으로 인정받음으로써 매출 성장과 함께 수익성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라파스의 적자 폭은 2022년 66억원에서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회사는 알레르기 비염 면역치료제 ‘DF19001’ 등 신성장 동력에 대한 R&D 투자가 여전히 지속되지만, 3년 내 흑자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권유리 라파스재팬 대표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번 연쇄 계약이 지닌 의미와 향후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청사진을 들어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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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른 계약이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한마디로 요약하면 라파스가 보유한 마이크로니들 기술이 글로벌 표준 생산 플랫폼으로 완벽하게 공인받았다는 뜻이다. 대다수 바이오벤처가 글로벌 기업과 본계약을 체결할 때 마주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대량생산 능력(Scale-up)과 엄격한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충족 여부다. 호소카와미크론과 무라타제작소처럼 기술 검증이 까다로운 일본 기업들이 라파스를 최종 파트너로 선택했다. 이 사실 자체가 라파스의 제조 수율과 GMP의 완벽성을 의미한다. 이제 라파스는 단순한 미용 패치 제조사를 넘어섰다고 자부한다.
-호소카와미크론과 계약이 지닌 실질적인 가치는
△호소카와미크론과 계약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단어는 ‘독점적 CMO’다. 양사는 이미 올해 초에 프로토타입(시제품) 검증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상용화 추진 속도가 대단히 빠를 것으로 본다. 생분해성 고분자(PLGA) 기반 나노 캡슐화 기술을 보유한 호소카와미크론의 미세 캡슐과 라파스의 용해성 마이크로니들이 결합됐다. 이를 바탕한 고기능성 탈모·발모 제품 등이 양사의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출하될 예정이다. 이때 라파스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독점 제조 매출을 고스란히 일으키게 된다. 바이오벤처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히는 불확실한 매출을 단번에 해소하는 강력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확보한 셈이다. 기술적으로도 나노 단위 캡슐 기술을 접목해 피부 내 약물 침투율과 지속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향후 화장품 영역을 넘어서 비만, 당뇨 등 유효 성분의 정밀한 정량 투여가 필수적인 의약품 파이프라인 확장으로 진화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무라타제작소와 CDMO 계약의 기술적 배경은
△무라타제작소의 초정밀 생체 센서와 바이오 전지에 라파스의 용해성 마이크로어레이 패치(MAP)를 융합하는 고부가가치 프로젝트다. 양사가 공동 개발 중인 ‘스마트 패치’는 통증 없이 피부에 부착해 피하지방을 관리한다. 동시에 현재 내 몸 안의 지방이 어느 정도 속도로 분해되고 있는지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혁신 제품이다. 기존의 아프고 값비싼 병원 중심 시술인 지방분해주사나 초음파 치료 등을 일상적인 데이터 기반 홈케어 생태계로 완전히 바꾸겠다는 파괴적 혁신 전략이 깔렸다. 무라타제작소가 배터리와 전극 등 하드웨어를 공급하고, 라파스가 생체 접촉부인 니들과 제형 개발 및 대량생산을 전담하는 분업 구조에 기반한다. 향후 원격의료와 웨어러블 진단 패치 시장으로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
-구체적 작동 원리는
△직관적으로 표현하자면 내 몸의 살, 즉 중성지방을 녹여서 그 지방을 연료 삼아 스스로 작동하는 ‘자가 발전 다이어트 패치’다. 작동 방식은 정밀하게 설계된 4단계 구조를 따른다. 우선 패치를 피부에 부착하면 미세한 마이크로니들이 아픔 없이 피부 세포층을 찌른다. 이때 니들 선단에 도포돼 있던 리파아제라는 지방 분해 효소가 피하지방층으로 주입된다. 주입된 효소가 단단한 중성지방과 반응해 가수분해 촉매 작용을 일으키며 지방을 녹이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지방이 분해되면서 글리세롤이라는 부산물이 형성된다. 이 글리세롤이 바로 배터리를 구동할 핵심 연료가 된다. 미세 마이크로니들이 피부 속에서 생성된 글리세롤을 모세관 현상을 통해 패치 상단의 본체 쪽으로 다시 빨아올린다. 마지막으로 패치 상부에 위치한 무라타제작소의 효소 연료 전지인 바이오 배터리에 글리세롤이 도달하면 화학 반응을 일으킨다. 이때 약 0.5볼트(V), 0.2밀리암페어(mA) 수준의 전기가 발생한다. 해당 전력의 힘으로 패치 내 무선 센서가 가동돼 스마트폰 앱으로 실시간 체지방 분해 데이터를 전송해 주는 원리다. 기존 바이오 배터리들은 주로 혈액 내 포도당을 연료로 사용했다. 이 제품은 업계 최초로 체지방 분해 물질을 연료로 직접 활용한다. 외부 건전지나 별도의 충전 프로세스가 전혀 필요 없다. 초박형·초경량 웨어러블 패치 제작이 가능하다. 인체 내 효소와 산소만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생체 적합성이 극대화돼 안전하다.
-라파스재팬의 그간 성과는
△라파스재팬은 2014년 설립된 이후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기술의 상용화를 이끌어왔다. 2015년 일본 시즈오카 공장을 설립하고, 이후 일본 통신판매 거물 기업 '기타노다츠진'과 협력해 니들 패치 판매량을 빠르게 늘렸다. 해당 제품은 니들 부문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2020년 들어서는 시즈오카 연구소를 추가 설립해 기술 고도화에 집중했다. 이를 바탕해 일본 유명 스킨케어 브랜드 '닥터시라보‘ 등에 고기능성 제품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이쇼제약의 '클리니랩', 크라시에 등 일반 소비재와 의약외품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더불어 호소카와미크론 및 무라타제작소와 연쇄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진화에 도전하고 있다.
-라파스에 주목해야 할 투자 포인트는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은 엄청난 비용이 소모된다. 임상 실패에 따른 위험도 동반한다. 반면 이번 일본 대기업들과 계약처럼 글로벌 기업들의 원천 기술을 라파스의 마이크로니들 생산 플랫폼에 탑재하는 CMO와 CDMO 비즈니스 모델은 그 위험 부담을 원천적으로 낮춘다. 상업화 성공에 따른 이익도 공유하는 고효율 구조다. 라파스재팬이 핵심 축으로 작동하며 상용화를 주도하고 있다. 기준이 까다롭기로 이름난 일본 시장에서 안착하면 향후 북미와 유럽 시장 진입을 보장하는 글로벌 보증수표가 될 것이다. 이번 협력을 계기로 디지털 헬스케어와 메디컬 에스테틱은 물론, 원격의료, 디지털 치료제(DTx), 스마트 웨어러블 분야까지 전방위로 사업 영토를 확장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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