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줄기세포가슴성형 효과 홍보하지만 논문으로 검증한 곳은?

이순용 기자I 2022.09.08 13:34:06

의학적 방법론으로 입증하는 건 쉽지 않아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내추럴하게 풍만한 가슴을 연출하는 방법의 핫 키워드로 요즘 ‘줄기세포가슴성형’이 떠오르고 있다. 이 수술을 표방하는 국내 병의원은 얼추 50곳이 넘는다. 하지만 줄기세포가슴성형을 통한 가슴볼륨 증대 효과를 의학논문으로 입증한 국내 의사는 거의 없다.

의학논문 전문 검색사이트인 ‘퍼브메드’를 통해 ‘가슴확대술’과 ‘줄기세포’란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1993년부터 논문이 나오기 시작해 최근까지 124개가 올라와 있다. 그 중 직접적으로 가슴볼륨 효과를 기술한 것은 3분의 1이 채 되지 않는다. 줄기세포성형의 이론적 배경, 기초의학적인 실험, 가슴성형 시술의 방법론 등에 관한 게 절반을 웃돈다.

관련도 순으로 검색해보면 5위에 랭크된 논문이 바로 신동진 SC301의원 원장(성형외과)이 2020년 2월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가 발간하는 ‘미용성형술 오픈 포럼’(Aesthetic Surgery Journal Open Forum)에 실린 ‘지방유래 줄기세포를 활용한 지방이식에 의한 가슴확대술’(Breast Augmentation by Fat Transplantation With Adipose-Derived Stem/Stromal Cells)이란 논문이다. 이 저널은 미용성형의 최신 트렌드를 소개하는 매체로 인지도가 높다.

신 원장은 이 논문에서 “줄기세포가슴성형 2주 후 유방 볼륨의 평균 증가량은 약 185㎖였으며 지방세포 생착률은 수술 1, 3, 6개월 후 각각 85.1%, 75.1%, 73.7%였다”고 보고했다. 6000만개 이상의 지방유래줄기세포(ADSC)를 이식받은 환자 39명의 평균 생착률은 90.5%(6개월 후 평균 162㎖)를 보인 반면 6000만개 미만의 ADSC를 이식받은 환자 31명은 68.9%(6개월 후 평균 115㎖)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동진 원장은 앞서 중국 산둥대 의대 등재 논문을 통해서도 2012년, 2013년, 2015년 세 차례에 걸쳐 생착률 70% 이상을 달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07년부터 줄기세포 미용치료 방법을 연구해온 신동진 SC301의원 원장은 그동안 6000건이 넘는 줄기세포 가슴성형 및 안면성형을 시행해왔다.

신 원장은 “산둥대 논문을 통해 줄기세포가슴성형 후 지방세포 생착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렸음을 입증했지만,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보다 과학적인 방법론을 동원해 영국 옥스퍼드저널에 효과를 재입증한 논문을 싣게 됐다”며 “논문을 통해 수치를 제시해가며 줄기세포가슴성형의 유방 볼륨 증대 효과를 검증한 사례는 거의 국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다수의 줄기세포가슴성형 시술병원들이 마치 자신들이 이룬 성과인 것처럼 ‘생착률 70%’를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 원장에 따르면 2020년 7월엔 네덜란드의 한 의사가 SC301과 비슷한 방식의 줄기세포가슴성형으로 80.5%의 생착률을 보였다는 논문을 게재한 사례가 있고, 미국과 일본, 동유럽과 중남미 등에서 수술 후 가슴볼륨이 100~200㎖ 증가했다는 수건의 논문의 올라와 있는 게 사실상 전세계의 실질적인 연구성과다. 하지만 대다수 국내 클리닉들은 자신들의 연구성과인 양 70%란 수치를 인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술 성과를 입증해 논문으로 증명하려면 환자의 임상기록을 세밀히 기록해야 하고, 통계자료를 통해 논거를 확보해야 한다. 줄기세포가슴성형의 경우 셀카운터로 지방유래줄기세포를 몇 개나 주입했는지, 이식한 순수 지방세포의 양은 얼마나 되는지 계측하고 입력해놔야 논문 작성에 참고할 수 있다. 하지만 수술에 바쁜 일선 클리닉에서 이를 챙기는 게 절차, 비용, 시간상의 문제로 결코 만만찮다.

임상 결과가 잘 나와도 깐깐한 외국 논문심사진의 검증을 받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적어도 세 번 이상은 퇴짜를 맞고 꼼꼼하게 수정해야 논문이 통과된다. 특히 요즘에는 논문 작성 과정에서 생명윤리 등 학술 외적인 측면도 검증하기 때문에 논문 제출자로서는 피곤한 일이다.

신 원장은 “논문을 쓰게 된 것은 의학적 성과를 알려 다른 의사들에게 술기를 전수하고, ‘의료 한류’ 선양에 기여하고 싶어서였다”며 “생착률 70%를 달성하려면 적어도 1년 여의 임상 술기 연마, 고가의 첨단장비 구축 등이 필요한데 이를 거른 채 홍보에만 매달리는 일부 의료계의 행태가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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