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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지난 3일 미국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가 내놓은 일명 ‘벚꽃 신발(제품명:999 체리블라썸)’을 사기 위해 사람들은 매장 앞에 긴 줄을 섰다. 스포츠 브랜드 제품 중에서는 여간해선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결국 뉴발란스의 ‘벚꽃 신발은’은 출시 반나절 만에 ‘완판’(완전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어느새 사람들은 뉴발란스를 ‘국민 운동화’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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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작년 뉴발란스의 매출액은 4100억원이 넘었다. 6년만에 매출액이 17배 급증했다. 올해 연간 매출 5000억원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대체 뉴발란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변화의 계기는 2008년 이랜드가 국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이후부터다.
이랜드는 우선 10대부터 공략했다. ‘교복과 청바지에 두루 잘 어울리는 신발’이란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광고 대신 페이스북, 카카오톡플러스, 블로그, 유튜브 등 10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계정을 적극 활용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제2의 중·고교생 운동화’란 입소문이 나면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간접광고(PPL) 덕도 컸다. TV드라마 ‘시크릿가든’과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이 뉴발란스 신발을 신고 있는 모습은 뉴발란스에 대한 인상을 완전히 바꿔놨다. 특히 ‘시크릿가든’에서 여주인공이 신었던 뉴발란스 574 시리즈는 ‘10분에 1켤레 판매’라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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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스토리텔링 전략도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고객이 부르기 쉽고, 상품의 특징을 한 번에 각인될 수 있도록 기존 시리즈 제품에 ‘벚꽃(999)’ ‘달마시안(880)’ 같은 친숙한 별칭을 붙였다.
뉴발란스 관계자는 “최근 인기를 끈 일명 ‘벚꽃신발’(체리블라썸 999) 역시 분홍색의 제품 콘셉트를 담아 한국에서만 선보인 제품으로 개성 있는 상품을 찾는 소비자를 노린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이마트가 뉴발란스 신발 12종을 병행 수입해서 30% 싸게 판매하는 동안에도 뉴발란스는 선전했다”며 “롯데백화점에서 올해 1분기 매출이 10%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만큼 올 한해 5000억원대의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뉴발란스가 나이키, 아디다스에 이어 3위지만, 지금과 같은 인기가 지속될 경우 올해는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