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애플이 일본의 D램업체인 엘피다에 모바일 D램을 대량으로 주문했다는 루머가 제기되고 있어, 향후 시장판도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 모바일 D램 독주체제
16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005930)는 전 세계 모바일 D램 시장에서 70.3%의 점유율을 기록, 지난해 4분기(53.5%) 대비 무려 16.8%포인트 올랐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20%포인트 가까이 올라가자 경쟁사의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SK하이닉스(000660)는 올해 1분기 1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20.7%)와 비교해 5.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일본 엘피다(16.9%→8.8%), 미국 마이크론(7.3%→4%), 대만 윈본드(1.7%→1.3%) 등도 일제히 점유율이 떨어졌다.
삼성 모바일 D램의 이 같은 급성장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이 확실한 수요처 역할을 해줬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전체 실적의 70% 이상을 책임졌던 휴대폰 사업의 수혜를 모바일 반도체 사업이 그대로 입은 것이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삼성 모바일 D램 매출의 최소 30% 이상은 갤럭시 스마트폰의 몫"이라면서 "완제품과 부품 사업을 함께 하는 시너지의 전형적인 예"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D램을 앞으로도 더욱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의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 역시 최근 한 행사에서 "모바일 반도체가 표준화된 제품이기는 하지만 혁신이 가능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모바일 반도체에 집중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애플, 日 엘피다에 대량주문?..향후 판도 변수
다만 이날 엘피다가 애플로부터 생산량의 50%에 달하는 대규모 모바일 D램을 주문받았다는 디지타임스의 보도는 향후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만의 IT전문지인 디지타임스는 엘피다 인수가 유력한 마이크론이 모바일 D램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1분기 엘피다와 마이크론의 점유율을 합산하면, 12.8% 수준이다. 여기에 애플 물량까지 더하면 SK하이닉스(15%)는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역시 애플의 물량은 마냥 무시할 수 없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애플이 SK하이닉스 물량을 줄이는 게 아니라 삼성전자 비중을 낮추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삼성전자의 물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애플 구매 축소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디지타임스 보도의 사실 여부가 불분명하고 확인되지도 않고 있다"면서 "하지만 만약 마이크론이 애플을 등에 업는다면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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